수처리 사업, 수돗물 유충 확산에 재조명
LG전자·삼성SDI 등 성과부진에 사업포기…LG화학, 롯데케미칼 등 반사이익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수돗물 유충이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면서 국내에서 수처리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이 재조명받고 있다. 삼성그룹·LG전자 등 수처리 시장에 군침을 흘리며 뛰어들었던 초기 사업자들은 지지부진한 성과에 사업을 포기했지만, 이들로부터 사업을 넘겨 받은 LG화학, 롯데케미칼, 중소·중견 기업들은 예상치 못한 호재에 웃음을 짓고 있다.


수처리 사업은 바닷물이나 폐수를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물 정화사업'을 말한다. 기술의 핵심은 막을 뜻하는 '멤브레인'으로 깨끗한 물을 통과시키고 그렇지 않은 물질을 걸러내주는 여과막 역할을 한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수돗물 유충은 물론 각종 오염물질을 비교적 손쉽게 제거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수돗물 정화장을 새롭게 짓는 것보다 훨씬 저렴하고 간편하게 설비를 설치하면서도 뛰어난 수질개선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2010년대 초반, 국내에서 수처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던 주요 업체는 LG전자, 삼성SDI 등이었다. LG전자는 2010년 수처리 분야를 미래 먹거리로 선정하고 관련 사업 투자를 이어 왔다. 하지만 예상보다 더딘 성장에 2018년 멤브레인 사업부를 LG화학에 넘겼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수처리 관련 자회사인 LG히타치워터솔루션과 하이엔텍(옛 대우엔텍)을 글로벌 1위 해양 수처리 업체 테크로스에 매각하며 관련 사업부를 전부 정리했다. LG히타치워터솔루션은 수처리 시설의 설계 및 시공 업체이며, 하이엔텍은 공장 폐수 및 하수 정화시설을 운영·관리하는 업체다.


삼성그룹 역시 2010년 케미칼 사업부가 제일모직 산하에 있던 시절, 수처리 멤브레인 사업에 진출했다. 당시 삼성그룹은 원하는 입자만 선택적으로 투과해 분리할 수 있는 멤브레인의 장점에 주목하고 이를 2차전지, 수처리, 의료분야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연구개발(R&D) 단계에서 별 진척을 보이지 않자, 2015년 삼성SDI(제일모직·삼성SDI 합병 후)는 멤브레인 사업부를 롯데케미칼에 넘겼다.


이제는 이들의 기술을 넘겨받은 화학 업체와 중소·중견 업체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LG화학은 우리나라 화학기업 가운데, 대표적 RO(Reverse Osmosis, 역삼투방식)필터 제조업체다. 2014년 4월 미국의 수처리 필터 제조업체인 나노H2O를 인수하면서 물 정화 기술을 확보했으며, 보유하고 있는 제품군도 다양하다. 나노H2O의 해수담수용 RO필터와 더불어, 산업·가정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RO필터 제품도 자체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해수담수용 RO필터는 바닷물에 포함된 염분 99.86%를 제거하며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는 것이 LG화학 측의 설명이다. 제품들은 미국 국가위생국(NSF)의 음용수 수질관리 인증 규격인 NSF 스탠다드 61의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멤브레인 분리막 사업에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는 롯데케미칼과 효성화학, LG화학의 멤브레인 사업 일부(MF 부문)를 인수한 시노펙스 등도 수주 물량을 확대해 나가며 성과를 내고 있다. '물 정화' 사업을 여러 계열사로 나눠 신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는 코오롱그룹 역시 대표적인 수처리 사업자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발견된 유충은 크게 깔따구, 매미, 파리 등"이라며 "깔따구의 경우 유해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오염도가 심한 4급수에서 유기물을 먹고 자라는 유충이기 때문에 수돗물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멤브레인 수요는 점차 증가할 전망"이라며 "여과 기술이 수돗물 유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며 관련 기업과 기술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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