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제도권 진입에 '레그테크' 기업 뜬다
미국 체이널리시스 부상...국내는 웁살라시큐리티·아르고스 주목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8일 15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가영 기자]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이 내년 3월 시행을 앞두면서 여러 가상자산 업체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실명인증계좌 발급, 정보보호인증체계(ISMS), 고객확인(KYC), 자금세탁방지(AML) 등 가상자산 사업자로 등록하기 위한 조건을 하루빨리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반면 득을 보는 기업도 있다. KYC와 AML 등 금융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레그테크(RegTech)' 기업이다. 레그테크는 규제를 뜻하는 '레귤레이션(regulation)'과 기술을 의미하는 '테크놀리지(technology)'를 합한 말이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권고에 따라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의무적으로 AML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AML 시스템은 ▲고객확인(KYC) ▲고객위험평가와 요주의인물 필터링 등 와치리스트필터링(WLF) ▲거래모니터링시스템(TMS) ▲이상거래탐지(FDS) ▲의심거래보고(STR) ▲고객현금거래보고(CTR) 등으로 구성된다. 가상자산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기엔 시간과 비용이 많이 투입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전문 레그테크 업체와 연계해 SI 형태로 시스템을 구축한다. 


가상자산은 국경에 상관 없이 24시간 내내 거래되며, 투자자들이 쉽게 해외 거래소에 가입하고 거래를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가상자산 사업자들은 여러 국가에 분산된 거래 참여자의 신원 정보를 파악하고 위험 거래자를 차단하기 위해 여러 전문업체와 손잡고 시스템 구축에 나선 상황이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최근 KYC·AML 전문 업체들이 급성장하면서 새로운 고객사를 찾아 해외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다우존스·체이널리시스, 레그테크 선두주자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사용자 신원확인과 데이터베이스(DB) 구축에 가장 많이 활용하는 솔루션은 다우존스 워치리스트(Dow Jones Watchlist)와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의 체이널리시스KYT(Know Your Transaction)다.



다우존스 워치리스트는 국제연합(UN), 유럽연합(EU), 미 재무부 해외재산통제국(OFAC) 등 국제기구와 각국 정부 등으로부터 국제 제재명단을 8시간마다 업데이트해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국내 시중은행의 96%가 사용하고 있으며 업비트와 빗썸을 비롯한 국내 주요 거래소들도 사용하고 있다. 이미 국제적으로 검증된 시스템인 셈이다. 또한 다우존스의 온라인 아카이브 서비스 팩티바(FACTIVA)는 위험인물과 주변인물에 대해서도 모니터링을 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업체인 체이널리시스는 가상자산 거래 분석·감시에 전문성을 보인다. 체이널리시스는 블록체인 레그테크 기업 중에서 미국 정부 사업을 가장 많이 수주한 기업으로 유명하다. 지난 2월 블록체인 전문매체인 코인데스크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정부기관 10곳이 체이널리시스의 블록체인 분석 기술에 의지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분야와 가상자산 활용 범죄가 동시에 늘어나면서 체이널리시스의 입지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체이널리시스KYT는 가상자산 거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의심 거래를 식별하는 자금세탁방지 컴플라이언스 솔루션으로 현재 40개국 275개 기업 및 금융기관에서 사용 중이다. 체이널리시스는 미국 내 대표적인 레그테크 기업으로 부상하면서 지난해 3000만달러(한화 약 358억8000만원)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 내년 3월 특금법 시행 앞두고 국내 업체도 부상

국내에서도 웁살라시큐리티, 옥타솔루션, 아르고스 등 레그테크 기업들의 부상이 눈에 띈다. 


2018년 설립된 블록체인 보안 업체 웁살라시큐리티는 최근 N번방과 웰컴투비디오 등 사회적 공분을 산 범죄에 대해 가상자산 추적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주목받았다. 웁살라시큐리티 또한 AML 서비스가 주력 사업이지만, 최근에는 가상자산 관련 범죄에도 사업 범위를 넓혔다. 지난달에는 부설기관으로 가상자산 피해대응 센터(CIRC)를 설립해 가상자산 범죄 관련 고객지원서비스(CS)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바른과 함께 분실·도난당한 의뢰인의 가상자산을 환수하기 위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도 하다. 


사업이 급물살을 타면서 투자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웁살라시큐리티는 지난 20일 산업은행의 벤처투자 플랫폼 KDB넥스트라운드가 주최한 '블록체인 스페셜 IR 라운드'에 참여해 사업 설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나이스홀딩스, 엑토즈소프트, 스톤브릿지벤처스, 한국투자증권, 나이스평가정보, 해시드, 롯데엑셀러레이터 등 주요 벤처투자기관이 참여했다.


AML 분야 사업 확장에 대해 구민우 웁살라시큐리티 한국지사장은 "현재 싱가포르 본사를 중심으로 아세안 지역과 한국 시장의 사법기관, 거래소, 지갑회사, 결제사업 업체, 디파이(De-fi) 금융기업 및 엔터프라이즈 등 다양한 분야의 고객을 확보 중"이라며 "산업군별 고객 포트폴리오가 완성되는 2021년 초 부터는 북미와 유럽 지역을 대상으로 비즈니스의 지역적 확대를 꾀하며, FATF와 로컬 규제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디지털자산 AML 풀패키지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다른 AML 전문 기업 옥타솔루션은 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 한국예탁결제원, 금융정보분석원 등 금융권을 비롯해 코인원과 E9Pay 등 가상자산 거래소와 핀테크 기업 30곳 이상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전용 위험기반 자금세탁방지 솔루션 '크립토AML(제품명: cryptoAML-PRISM)'을 출시하면서 가상자산 사업자를 고객사로 끌어모으기 위해 나섰다. 


KYC에 특화된 아르고스 역시 매출이 늘면서 해외진출을 준비 중이다. 아르고스는 이달 서울산업진흥원의 국내기업 해외진출 지원프로그램에 선정돼 오는 11월까지 싱가포르에 첫 해외지사를 설립해 고객사를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아르고스 측은 전체 매출액 중 50%가 이미 해외 고객사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해외 진출을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블록체인 분야에서 레크테크 기업의 급부상에 대해 이원규 아르고스 대표는 "갈수록 엄격해지는 규제 수준에 부합하는 컴플라이언스 이행작업은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이미 기존 금융기관은 관련 인프라를 제3자 업체를 통해 위탁운영하고 있다"라며 "효율적인 규제 대응과 비용 절감을 위해 레그테크 서비스를 이용하는 금융서비스제공자가 늘어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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