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양도웅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동기대비 44% 감소한 6605억원을 기록했다고 27일 밝혔다. 먼저 실적을 발표한 신한·KB금융의 하락폭보다 훨씬 컸다. 하나금융은 4대 금융그룹 중 유일하게 실적이 늘었다.
우리금융의 한 관계자는 "이번 실적은 코로나19 장기화와 사모펀드 관련 불확실성에 대비해 관련 비용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결과"라며 "이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전년동기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말부터 지속해서 발생한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대규모 손실 사태, 라임자산운용펀드 환매중단 사태 등으로 관련 배상 비용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실제 상반기 제충당금순전입액은 446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배 이상 늘었다.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은 1조619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2% 감소한 수준이다.
사모펀드 사태 등에 따른 충당금 적립 외에 우리금융의 실적을 떨어뜨린 건 비이자이익의 감소였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468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3% 감소했다. 반면, 이자이익은 2조941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3% 증가했다.
우리금융은 건전성 악화를 방어하는 데는 성공했다. 올해 6월 말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0.38%로 전년동기대비 2bp 하락했다. NPL비율은 전체 대출채권 중 3개월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대출채권 비율로, 낮을수록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부실채권 흡수능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NPL커버리지비율도 충당금 증가 등으로 동반 상승했다. 올해 6월 말 NPL커버리지비율은 142.4%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자본적정성도 강화됐다. 지난해 초 지주사로 전환한 뒤 우리금융그룹의 당면과제 중 하나가 그룹 BIS자기자본비율 상승이었다. 올해 6월 말 BIS자기자본비율은 12.7%로 전년동기대비 160bp 상승했다. 전분기대비로도 90bp 올랐다.
다만,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인 0.50%로 하락하면서 수익성은 악화했다.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미진(NIM)은 올해 6월 말 1.58%로 전년동기대비 17bp, 전분기대비 5bp 떨어졌다.
우리금융의 다른 관계자는 "역대 최저수준으로 낮아진 기준금리와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 금융산업도 큰 도전에 직면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미래 손실흡수 능력 제고로 하반기에는 추가적인 일회성 비용 발생 가능성이 매우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그룹 차원의 '턴 어라운드' 전략을 바탕으로 한 영업력 회복과 감독당국의 내부등급법 승인에 따른 자본비율 개선 등으로 현재 어려운 시장환경을 극복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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