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들 "SKS PE의 블라인드 펀드, 문제 있어"
연이어 진행된 사모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일부 기관 출자자 반발


[팍스넷뉴스 심두보 기자] SKS프라이빗에쿼티(SKS PE)가 추진 중인 블라인드 펀드 조성 작업에 주요 출자자들(LP)이 문제를 제기하며 진통을 겪고 있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S PE와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가 지난 1월 설립한 블라인드 펀드에 참여한 일부 기관 출자자(LP)가 SKS PE의 또 다른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제동을 걸었다. SKS PE가 지난 1월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한 뒤 곧바로 연이은 펀드레이징(Fundraising)에 나섰기 때문. 


통상 한 사모펀드 운용사는 기존 블라인드 펀드의 자금 60% 이상을 소진한 뒤 다음 블라인드 펀드 조성에 나선다. 펀드 정관에도 담기는 이 같은 규칙은 서로 다른 출자자로 구성된 블라인드 펀드 간 이해상충을 방지하고, 사모펀드가 하나의 블라인드 펀드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하는 장치다.


그럼에도 SKS PE는 각 블라인드 펀드의 담당부서가 다르고 차이니즈월(Chinese Wall)이 확고하단 명분으로 KDB산업은행이 핵심 출자자로 참여한 블라인드 펀드 위탁 운용사 선정 프로그램에 2년 연속 지원했다. 또 산은은 SKS PE를 두 차례 연속 위탁운용사로 선택했다.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정책적으로 자금을 출자하는 산은이나 한국성장금융의 경우, 한 운용사가 운영하는 두 블라인드 펀드에 참여해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면서도 "두 곳 모두의 핵심 출자자(Anchor LP)로 연이어 참여한 것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수익을 추구해야 하는 공제회를 포함한 다른 출자자는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다"며 "SKS PE가 1월 결성한 펀드의 일부 출자자가 출자 약정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초강수를 둔 것도 이해된다"고 전했다.


SKS PE 관계자는 "출자자가 제기한 문제에 대해 협의를 진행했으며, 문제는 원만하게 해결되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각 투자사업부 및 운용역이 분리되어 있어 이노베이션 펀드와 신규 소부장 펀드는 고유의 운용 독립성을 지니고 있다"면서 "두 펀드는 외부 운용사와 공동 운용을 통해 분리된 의사결정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사정을 감안해 출자자들의 선택을 받은 것"이라면서 "향후 투자자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SKS PE와 대신PE는 지난 1월 31일 2385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대신에스케이에스이노베이션 2호'를 결성했다. 두 운용사는 2019년 4월 산은의 성장지원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면서 600억원을 확보했다. 이후 산재보험기금과 과학기술인공제회, 그리고 건설근로자공제회 등으로부터 추가 자금을 받았다.


이후 SKS PE는 다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국투자PE)와 손을 잡고 또 다른 블라인드 펀드 조성을 위해 영업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 3월 산은과 한국성장금융운용이 진행한 '소재·부품·장비분야 투자 전용 펀드' 프로그램에서 이들 두 사모펀드는 공동 운용사(Co-GP)로 선정됐다. 이번에도 산은은 이 펀드에 600억원 출자를 약정했다.


이 같은 SKS PE의 행보에 기존 블라인드 펀드 출자자는 "문제가 있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정관상 블라인드 펀드 자금 60%를 소진하기 전에 또 다른 블라인드 펀드를 만드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것. 일부 출자자는 "자금을 집행할 수 없다"고 강수를 두기도 했다. 


3월 이후 불거진 논란은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다만 첨예했던 입장 차이는 좁혀지고 있다. 먼저 결성된 블라인드 펀드의 투자에 집중하겠다고 SKS PE가 확약하는 수준에서 갈등이 봉합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사모펀드 출자자가 자금 집행 계획을 철회하는 극단적인 상황은 피한 셈이다.


◆평판 깎아먹은 SKS PE


유사한 블라인드 펀드를 동시에 운영할 수 없다는 내용은 여느 펀드 정관에도 모두 담겨있다. 이 때문에 운용사가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 선정 프로그램에 연달아 지원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간혹 운용사가 같은 출자자가 운영하는 펀드 출자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도 한다. 다만 이 경우는 PE와 벤처캐피털(VC), 혹은 부동산처럼 투자 부문의 경계가 명확할 때의 일이다. 이마저도 논란을 우려해 운용사는 PE와 VC 부문을 각기 다른 법인으로 분리하기도 한다.


SKS PE의 이례적인 행보에 업계는 빠른 성장을 위해 무리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SK증권에서 독립한 SKS PE는 세 개의 본부를 두고 있다. 전략투자사업부는 조효승 대표가, PE투자 사업부는 김병수 대표가, 그리고 대체투자 사업부는 차인현 대표가 각각 이끌고 있다. 그리고 세 파트너를 중심으로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 체계가 구축됐다. 기존 결성된 '대신에스케이에스이노베이션 2호'는 전략투자사업부가 담당하고 있으며, '소재·부품·장비분야 투자 전용 펀드'는 PE투자 사업부의 소관이다. 대체투자 사업부도 사모대출펀드(Private Debt Fund)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주요 출자자의 PEF 담당자는 "국내 대형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나 MBK파트너스도 유사한 콘셉트의 블라인드 펀드를 시차를 두지 않고 만들지 않는다"면서 "이번 SKS PE의 움직임은 자신들의 평판을 깎아내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운용사를 선정할 때 향후 추가 펀드 결성 계획도 참고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블라인드 펀드의 투자 기간은 3년에서 5년 정도이며, 이에 따라 운용사는 대개 2년에서 3년의 기간을 두고 블라인드 펀드를 모집하고 운영한다.


SKS PE는 누적 약정 금액 3조 5000억원 규모의 실적(Track record)을 보유하고 있다. 2005년 이후 22개의 펀드를 결성했다. SKS PE는 최근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창원에너텍, 빙그룹 등에 투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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