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올 하반기에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있으나, 주요고객사들의 5G(5세대) 스마트폰 출시 확대에 힘입어 실적 개선에 적극 나서겠단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올해 2분기 매출 1조8122억원, 영업이익 960억원 기록했다고 28일 밝혔다. 상반기 누적 실적은 매출 4조336억원, 영업이익 260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1%, 32.7% 감소한 수치다. 

부문별로 보면, 적층세라믹캐피시터(MLCC)가 속해 있는 컴포넌트 부문은 상반기 매출 1조697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4% 상승했다. 컴포넌트 사업부는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로 인해 수혜를 입었다. 재택근무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홈엔터테인먼트(집에서 즐기는 오락)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 관련 PC, 서버 및 게임기용 MLCC 공급도 증가하며 매출 상승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필리핀 MLCC 공장 락다운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도 유연한 시장 대응에 나서며 피해를 최소화 시켰다. 배광욱 삼성전기 기획팀장(상무)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MLCC 필리핀거점 공장가동률 80% 초반대 수준이었지만, 공급물량 부족분은 중국 천진 등 다른 생산거점에서 대응했다"고 말했다.

기판 부문도 PC 중앙처리장치(CPU) 및 그래픽 D램용 패키지기판 수요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동기 대비 9% 상승한 매출 7515억원을 올렸다.

반면 카메라모듈이 속해 있는 모듈솔루션 사업부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0.1% 감소한 1조7679억원이다. 삼성전기 실적 감소의 주 요인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면서, 부품으로 탑재되는 카메라모듈에 대한 소비도 줄어든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상반기 갤럭시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삼성전기의 실적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옴디에 따르면 1분기 갤럭시S20 시리즈 출하량은 820만대로 전작(갤럭시S10) 대비 약 34% 감소했다. 2분기 들어서면서 출하량은 더 감소한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측은 "코로나19 및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카메라 및 통신모듈 공급이 감소해 실적이 감소했고, 모바일 수요 약세로 영업이익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올 하반기 5G 보급 확대로 소형·고용량 MLCC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코로나 언텍트(비대면) 추세에 힘입어 PC 및 게임기용 제품 수요 또한 여전히 견조할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모듈솔루션 사업도 삼성전자의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로 카메라모듈 공급 확대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하반기 수요는 코로나 재유행 위험이있지만, 상반기 보다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게임기 신모델 출시도 수요확대에 도움이 될 전망"이라며 "특히 상반기 생산이 저조했던 TV, 태블릿 등의 수요 만회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공급측면에선 락다운 완화로 MLCC 재고는 안정적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며 "삼성전기는 응용처별 수요변화에 따른 거점별 생산유연성을 강화해 시장 요구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모듈솔루션 부문도 코로나19 영향으로 실적이 전년 동기에는 못미칠 것으로 예상되지만, 3분기에는 플래그십 신모델용 고사양 카메라 공급 확대로 2분기 대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화소·광학 줌 기능이 탑재된 고사양 카메라 판매 확대 및 5G 안테나 모듈 신규 공급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