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 자회사 기술이전 규모 공개 노림수는
투자자에 신약가치 어필, 계약금 48억원 수령해 수익성 개선


[팍스넷뉴스 김새미 기자] 크리스탈지노믹스(크리스탈)가 이례적으로 자회사에 신약후보물질 기술이전 규모가 1070억원이라고 공개해 제약·바이오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크리스탈의 이번 공시는 신약가치 어필, 계약금 수령을 통한 수익성 개선 등을 노린 것으로 추정된다.


2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탈은 최근 자회사 마카온에 신약후보물질 '아이발티노스타트'를 8900만달러(약 1070억원)에 기술이전했다고 공시했다.


마카온은 크리스탈이 지난 13일 100% 출자해 설립한 섬유증 전문 자회사다. 납입주금은 5억원으로 현금납입 방식으로 출자했다. 마카온의 초대 대표이사는 크리스탈 사업개발 담당이었던 스티브 김 이사가 맡았다.


크리스탈처럼 제약·바이오기업이 신약개발 자회사를 차려 기술이전을 하는 경우가 적진 않다.


일동홀딩스는 지난해 8월 아이디언스에 파프(PARP)저해제 후보물질 'IDX-1197'에 대한 권리를 넘겼다. 동아에스티는 신약후보물질 'DA-1241'과 'DA-1726'를 자회사 큐오라클에 기술이전했다. 대부분의 제약사는 기술이전 규모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편이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회사에 기술이전을 할 때 무료로 하는 것은 아니고 일정 금액이 오가긴 하지만 크리스탈처럼 큰 규모의 기술이전 금액을 책정하지는 않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크리스탈처럼 기술이전 금액을 큰 규모로 책정하고 대대적으로 알리는 경우는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크리스탈의 기술이전에 대해 의아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바이오업계의 한 관계자는 "좋게 말하면 이례적이고, 나쁘게 말하면 이상하다"며 "대부분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자회사 기술이전 규모를 공시하면서까지 대대적으로 홍보하진 않는다"고 꼬집었다.


크리스탈은 지난 27일 오후 기술이전 공시를 내면서 장중 한때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주가 부양을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크리스탈 관계자는 "기술이전 관련 내용은 의무 공시사항이라 공시한 것"이라며 "기술이전 금액을 밝히는 것은 의무사항이 아닐 수도 있지만 자사는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크리스탈의 이번 기술이전 공시가 노리는 점은 두 가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크리스탈이 기술이전 총 계약 규모를 1070억원으로 책정함으로써 아이발티노스타트의 가치를 투자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게 됐다. 크리스탈은 외부 회계법인을 통해 신약후보물질의 가치를 평가 받았다. 신약후보물질의 가치 평가가 회계적으로 부풀려졌을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탈 관계자는 "외부의 공신력 있는 기관을 통해 신약가치를 산정 받았기 때문에 그 만큼 기관투자자나 사모펀드들이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며 "자본시장에서도 투자하기 전에 신약 가치에 대해 심사를 하는 등 크로스체크가 되기 때문에 신약 가치를 속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기술이전 계약을 통해 크리스탈이 기술이전 총액의 4.5%인 48억원을 계약금으로 수령함으로써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기술수출에 따른 계약금은 매출원가 없이 영업이익으로 바로 계상된다.


크리스탈은 지난해 영엽손실 106억원, 당기순손실 38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는 영업손실 7억원, 당기순손실 64억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기술이전 계약금 48억원은 늦어도 올해 4분기 내에는 반영될 예정이다. 연내 크리스탈의 흑자 전환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외부에 기술수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발생한 이윤은 없지만, 자회사로부터 기술이전 계약금을 받음으로써 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되는 셈이다.


마카온은 5억원을 출자해 지난 13일 세운 회사로, 현재 자본금은 5억원에 불과하다. 마카온은 외부 자금 유치를 통해 크리스탈에 기술이전 계약금 48억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마카온은 시리즈A투자 유치를 통해 3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이 중 기술이전 계약금 외에 남는 자금은 신약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


크리스탈 관계자는 "외부 자금 유치가 거의 확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기술이전 계약금을 내는 데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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