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세연 기자] 내년 4월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코스닥 상장사 럭슬(옛 에이코넬)이 최근 경영지배인을 선임했다. 올초 대규모 자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에 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한 노력이다. 

일각에서는 신임 경영지배인이 직전까지 경영을 맡았던 이엠앤아이(옛 KJ프리텍)조차 상장폐지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기업개선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상장 폐지를 앞둔 럭슬과 이엠앤아이가의 연대가 오히려 부정적 영향만 키울뿐이라는 지적도 이어진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럭슬은 지난 24일 경영지배인으로 이성형씨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성형 경영지배인은 김연순 대표와 함께 회사의 전반적인 경영활동을 총괄하게 된다.

럭슬은 지난해 외부회계법인의 감사의견을 얻지 못하며 형식상 상장폐지 사유가 불거졌다. 다행히 내년 4월12일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았지만 유형자산 매각을 둘러싸고 사업장 미확인에 따른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며 계속기업으로서의 가치가 크게 사라진 상황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경영정상화를 주도할 이성형 지배인이 최근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난 이엠앤아이의 대표이사를 지냈다는 점이다. 

지난 2019년 11월 안재성씨와 함께 기업회생중이던 이엠앤아이의 각자 대표로 선임됐던 이성형씨는 올해 5월까지 회사를 이끌었다. 공교롭게 이엠앤아이는 이씨의 사임이후 열린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상장폐지가 결정돼 향후 열릴 시장위원회에서 상폐여부가 최종 확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직전까지 경영을 맡았던 다른 상장사에서 상장 폐지를 막지 못했던 인물이 럭슬의 경영정상화를 이끌 경영지배인으로 선임됐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구속된 김연순 대표의 남편 H씨와 이엠앤아이의 주요 관계자들이 과거 밀접한 관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구원투수' 형식으로 럭슬의 합류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성형 경영관리인은 이엠앤아이 대표이사 사임이후에도 여전히 이엠앤아이의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똑같이 상장폐지 위기에 놓인 럭슬과 이엠앤아이가 해법 마련을 위해 손을 잡았고 이 과정에서 이성형씨가 지배인으로 럭슬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성형 지배인은 이엠앤아이의 대표이사는 사임했지만 여전히 등기이사로 재직중이다. 

한편, 인수합병(M&A) 업계에서는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미 자동차용 부품 제조기업인 럭슬이 사업장 부재로 주력사업을 영위하지 못하는 상황인만큼 지속가능한 기업가치를 마련하기 위해 신규 최대주주를 통한 증자에 나서고 신규 성장 사업을 더해 정상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분석에서다. 

실제 현 최대주주인 예혜숙씨의 지분이 2.52%(89만4695주)에 불과한 만큼 증자를 통한 최대주주 변경 가능성은 충분하다. 

M&A 업계 관계자는 "럭슬의 채권자들 중심으로 증자나 새로운 최대주주 유치를 위한 방안을 럭슬에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럭슬에서 매각보다 자체적 회생 노력을 강조하고 있어 대주주 변경 등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