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게임업체 미투젠이 기업공개(IPO) 이후 연내 기업 인수합병(M&A)까지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상장을 통해 조달되는 자금을 기반으로 1000억원 규모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이르면 10월중 해외 기업 인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한국, 인도네시아, 유럽 소재 소셜 캐주얼 게임 기업을 물망에 올려 놓고 사업적 시너지 창출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손창욱 미투젠 이사회 의장 겸 미투온 대표이사가 과거 M&A를 통해 기업 성장을 이끌어 왔고 모회사인 미투온 역시 M&A를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공모이후 잇단 기업인수 및 투자로 외형을 넓히는게 미투젠의 성장전략일 것으로 분석한다. 

◆10월 M&A 본격 착수…1000억 투자재원 확보

30일 미투젠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투젠은 빠르면 올해 10월 국내외 소셜 캐주얼 게임 기업을 인수할 계획이다.  8월 코스닥 상장을 예고한 가운데 증시 데뷔 2개월만에 M&A에 나서는 모양새다.

미투젠은 이미 인수 대상 후보군까지 마련한 상태다. 현재 한국, 인도네시아, 유럽 소재 소셜 캐주얼 기업 중 한 곳에 대한 지분 투자를 진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하면서 기업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복안이다. 

일단 투자 및 인수 재원은 오는 10월까지 약 1000억원 수준을 마련할 것으로 전해진다. 미투젠은 총 335억원을 조달하는 기업공개를 앞두고 이중 60%인 201억원을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활용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투젠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1분기말 기준 506억원)에 분기별 당기순이익(80억~90억원)을 감안하면 M&A 활용 재원은 9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경영 판단에 따라 공모를 통해 조달되는 운영자금까지 고려한다면 1000억원가량의 재원의 활용도 가능하다. 

미투젠 관계자는 "M&A 딜은 예측 불가능한 변수가 많기 때문에 10월에 기업 인수가 완료될 것으로 확답할 수는 없지만 4분기중 1000억원 수준의 투자 재원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하고 기업 인수 후보군을 압축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개발 대신 M&A 주목한 미투젠…IPO 투심 견인할까

미투젠의 발빠른 M&A 추진 소식이 IPO 청약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주력인 게임 개발 대신 M&A을 통한 외형 확대에 나서는 성장 전략이 공모 흥행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손창욱 미투젠 이사회 의장 겸 미투온 대표는 M&A를 통해 기업을 성장시키는데 능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의장은 2010년 미투온 설립 후 2012년 12월 메모리키홀딩스(Memoriki Holdings Limited)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며 홍콩, 대만,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에서 온라인·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사업을 영위하기 시작했다. 

과거 모회사 미투온이 미투젠 인수로 기업가치를 높였다는 점에서 미투젠의 상장 직후 M&A 추진이 공모 청약 과정에서 긍정적 영향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미투온은 지난 2017년말 북미와 유럽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투젠 지분을 51%를 확보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미투젠을 인수한 첫해인 2017년 미투온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272억원, 영업이익은 29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9년말 현재 매출액은 1191억원으로 5배, 영업이익은 405억원으로 무려 13배나 늘었다. 

시장 관계자는 "모회사인 미투온의 사례를 볼 때 미투젠이 IPO 이후 추진하는 M&A도 성공적일 수 있다는 기대감이 시장에서 조성되고 있다"며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도 상장 이후 신규 게임 출시나 자체 사업 확대보다는 오히려 어떤 기업을 인수해 성장 동력을 확보할지에 쏠리고 있다"고 말했다.

미투젠은 오는 30일부터 이틀간 공모가 산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며 IPO를 본격화한다. 공모 수량은 총 319만9200주(DR)다. 공모가 희망밴드는 2만1000원~2만7000원으로 제시됐다. 수요예측 이후 8월 5일과 6일 공모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코스닥 상장 예정일은 8월 18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