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M&A
책임전가로 추락한 딜
현산 "재실사 요구, 계약해지 명분 쌓기 아냐" vs. 금호 "자료 충분히 제공, 적극적 자세 요구"
이 기사는 2020년 07월 30일 13시 4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결국 원매·매각 주체간 책임전가로 변질되고 있다. 딜(Deal)의 진척을 위한 상호간 협의보다 입장차만 더 크게 벌어지고 있는 있어 교착상태가 장기화되는 모양새다. 


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이날 금호산업 측에 성공적인 거래종결을 위해 8월 중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한 대책 수립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성공적인 거래종결을 위해 계약당사자들에게 하루속히 재실사에 응할 것을 재차 요청했다"고 말했다. 


앞서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지분율 31.0%) 등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데 대한 의지의 변화는 없으며, 인수상황 재점검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8월 중순부터 12주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에 대한 재실사에 나설 것을 제안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딜은 답보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의 정확한 현재 재무상태와 전망, 계약 체결일 뒤 추가자금 차입 규모의 산정 근거, 영구전환사채로의 변경 조건 등 인수상황 재점검과 인수조건 재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금호산업과 KDB산업은행은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에 대한 진정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재실사 요구의 수용이 가능한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동시에 HDC현대산업개발에 거래 종결을 거듭 촉구하며 압박하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최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계약해제와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받았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선행조건 충족 의무는 이행하지 않고, 재실사 요구를 묵살한 채 지난 29일 오전 계약해제와 위약금 몰취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며 "아시아나항공 정상화에 목표를 두고 인수절차를 진행해온 입장에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이미 선행조건 미충족 등 인수계약을 위반했기에 HDC현대산업개발은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반환절차를 진행할 수 있지만, 성공적인 거래종결을 위해 재실사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며 "항공업을 포함한 많은 기업의 존폐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상황점검과 제대로 된 대응전략을 세우지 않은 채 거래를 종결하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의 위기 원인 파악과 금호산업의 계열사간 부당거래 의혹 등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인수할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각종 부실을 그대로 떠안게 돼 동반부실의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게 HDC현대산업개발의 입장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재실사 제안에 대해 계약금 반환을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라는 점도 확실히 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재실사 요청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계약금 반환을 위한 구실이 아니다"라며 "재실사를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아시아나항공의 추가부실을 막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공문으로 재점검을 최초 제안했던 지난 4월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응했다면 재실사와 인수조건 재협의가 이미 완료됐거나 상당부분 진척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처음으로 아시아나항공의 국유화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재실사는 당사가 인수하는 경우 혹은 국유화의 경우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필수 과정"이라며 "신뢰할 수 없는 재무제표에 근거한 막연한 낙관적 전망만으로는 결코 아시아나항공을 정상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의 딜 무산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면서 일각에서는 국유화 가능성에 대한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을 지원하면서 일부를 영구채로 지원했다. 만약, 채권단이 이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지분 약 37%로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채권단의 재실사 참관과 공동 진행도 제안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채권단이 재실사를 참관하거나 공동으로 진행한다면 절차가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투명하고 공개적인 재실사 진행으로 인수계약 당시와 실제 상황과의 차이에 대한 계약 당사자간 정확한 인식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호산업은 여전히 HDC현대산업개발이 거래종결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말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뒤 대규모 인수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아시아나항공 본사에 상주해왔으며, 이를 토대로 아시아나항공의 영업과 재무상태, 자금 수지를 비롯한 경영전반에 걸친 모든 자료를 수개월간 검증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도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HDC현대산업개발 인수준비위원회의 실사, 검증 업무에 적극 협조했다"며 "이에 따라 HDC현대산업개발은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받아왔다"고 설명했다. 금호산업은 리스부채, 정비충당부채 등 아시아나항공을 둘러싼 각종 재무상황에 대해서도 인수준비위원회 활동과정을 통해 HDC현대산업개발에 충분히 설명했다고 부연했다.


금호산업은 이러한 점을 근거로 HDC현대산업개발이 약 3개월에 걸친 기간 동안 추가 실사를 진행할 것을 요구하는 것은 거래종결을 회피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밖에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법률·계약상 근거가 없고, 인수·합병(M&A) 거래 관행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춰봐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금호산업 측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다면 아시아나항공 인수 뒤 경영을 위한 협의에는 응할 용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딜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침체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여건이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HDC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꾸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컨소시엄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보통주 6868만8063주(지분율 31.0%·구주)를 주당 4700원에 적용해 3228억원에 인수하고,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신주) 약 2조1772억원 규모(신주가격 5000원 적용)의 유상증자(제3자배정)에도 참여해 올해 4월30일까지 신주(보통주)를 인수하기로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약 2조원을 쏟아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약 61.5%(구주+신주)를,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미래에셋대우는 약 15.3%의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확보하게 되는 그림이다. 하지만 코로나19란 변수가 딜의 발목을 잡았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의 현 상황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인수하기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1분기 별도기준 영업손실 208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18억원) 대비 영업적자폭이 1963억원 확대됐다. 환율상승에 따른 외화환산손실 부담 속 당기순손실은 549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43억원)보다 4647억원 확대됐다. 매출도 1조4385억원에서 1조1295억원으로 3090억원 줄었다. 


재무상태도 악화됐다. 부채는 지난해 말 약 11조3800억원에서 올해 1분기 약 11조9700억원으로 약 6000억원 증가했고, 자본은 약 6340억원에서 약 710억원으로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1794.6%에서 1만6859.1%로 급증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진행 중인 HDC현대산업개발의 부담은 더 커진 상황이다. 지난 3월 공시된 2019년 감사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외부감사인은 아시아나항공의 내부회계관리제도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표명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내부적으로도 최근 2분기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크며, 이에 따른 자본확충이 시급하다고 분석을 마친 상황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팍스넷뉴스 무단전재 배포금지

관련종목
관련기사
아시아나 M&A 55건의 기사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