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채널 규제 몸살
출점제한 20km..."어디에도 매장 못 내"
③시장·상점가 주변 1km서 대폭 강화·통과 시 사업계획 축소 불가피
이 기사는 2020년 07월 31일 10시 1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경기도 수원시 소재 한 대형매장 내부. (수원시청 홈페이지 캡처)


[팍스넷뉴스 최보람 기자] 롯데·신세계 등 주요 오프라인 사업자들이 신규점포 개설에 제동이 걸릴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달 초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유발법) 일부개정안의 골자가 대형매장 출점을 불허한 것이나 마찬가지여서다.


해당 개정안에는 대형매장의 출점 불허 범위를 기존 전통상점가 경계로부터 1km에서 20km로 확대하는 한편 등록제였던 대형매장 개설 절차를 허가제로 바꾸는 내용이 담겨있다. 김 의원 측은 "현행법은 지역 유통산업의 전통과 역사를 보존하려는 보존구역 제도의 취지를 달성하기에 지나치게 작은 구역을 정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개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해당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대규모 유통업자는 사실상 신규 오프라인 사업장을 개설하는 게 불가능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소재 전통시장 등의 수와 위치를 고려했을 때 전통상점가 반경 20km 밖에 세울 수 있는 대형매장 입지를 찾기 어려운 까닭이다.


실제 지차제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에 따르면 서울시 소재 전통시장 및 상점가는 355곳에 달하며 25개 구에 모두 분포한다. 출점제한 구역 확대 시 서울에는 단 한곳의 대형매장도 들어서기가 어려워지는 셈이다. 


현재 동서울터미널을 복합쇼핑몰 스타필드로 개발하려는 신세계와 롯데 상암몰 사업도 불투명해질 수 있다. 이밖에 전통상점가는 경기도에 총 211곳, 인천광역시 59곳, 부산광역시 219곳, 광주광역시40곳 등 인구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어 지방에도 점포를 내기 어렵게 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정안 통과 여부를 지켜봐야겠지만 법제화 될 경우 복합쇼핑몰을 비롯해 백화점, 대형마트 등을 새로 열 시도도 못 해보지 않겠나"면서 "출점규제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곳은 기본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도서산간 지방이나 인구가 극히 적어 문을 열어도 적자가 날 지역뿐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가 이처럼 법 개정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오프라인 사업 경쟁력을 회복할 기회조차 못 잡을 것이란 불안감 때문이다. 


실제 대형마트 3사(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영업이익은 최전성기였던 2010년 1조5548억원을 기록한 이후 줄곧 내리막을 탔다. 그 결과 지난해 3852억원을 기록, 10년 전보다 75.2%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커머스 사업자의 대두 등으로 마트사업이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규제로 인해 새먹거리인 복합쇼핑몰사업 확장도 어려워져 운신의 폭이 더욱 줄어든다는 것이다.


유통업계는 이밖에도 유발법 시행 후 이미 출점규제가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출점규제 범위 확대가 과도하다는 반응도 보이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형매장이 입점하기 전 시행해야 하는 상권영향평가 범위를 기존 음·식료품 위주 종합소매업에서 의류·문구·가구점 등을 포한한 '주요 업종'으로 넓혔다. 이것만으로도 대규모유통업자들은 과거에 비해 복합쇼핑몰과 대형마트 신규 점포 개설에 애를 먹을 여지가 크다.


학계에서도 대기업만을 타깃으로 한 유발법에 문제가 적잖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근 유통시장의 패러다임은 대규모 유통업체-소공상인 간의 갈등에서 온-오프라인 간 경쟁으로 변화했는데 대형매장을 억제하는 것만으로 유통산업이 발전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이승창 항공대 교수는 지난 21일 대한상공회의소가 개최한 '2020 신유통트렌드와 혁신성장 웨비나' 행사에서 "유통산업 규제로 전통시장이 성장했다고 할 수 없다"며 "반시장적인 규제는 유통 공급망을 왜곡시키고 지역경제와 고용에 부정정인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다. 이 자리에 있던 박주영 숭실대 교수 또한 "유통산업의 축이 온라인으로 넘어간 상황에서 유통규제는 대형매장 내 일자리를 줄이고 관련 중소상인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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