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결정적 순간
재계 지형도 바꾼 '삼성과 빅딜'
⑤그룹순위 9위 우뚝…한화S&C 중심의 승계안 '가닥'
한화·삼성 빅딜 인수 구조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한화그룹의 인수합병(M&A) 능력은 삼성그룹과 진행한 빅딜로 꽃을 피웠다. 화학부문을 수직계열화 하고 방산부문에 새롭게 진출하는가 하면, 자산규모를 대폭 늘리면서 우리나라 재계 지형도를 흔들어 놓았다. 동시에 한화S&C(현 에이치솔루션)가 딜에 직접 참여하면서 오너 3세가 보유한 회사의 자산가치를 높이는 효과도 봤다.  


빅딜은 2014년 한화그룹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화약 등 무기 사업을 중심으로 영위하던 한화그룹은 열영상감시장비, 탐지추적장치 등 방산물자를 양산하는 '삼성탈레스' 지분 인수를 원한다는 의사를 삼성 측에 전달했다.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자 했던 삼성그룹은 '삼성테크윈' 인수를 역으로 제안했다. 삼성테크윈은 그룹 내에서 방산(삼성탈레스)·화학(삼성종합화학, 삼성토탈) 계열사와 더불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던 중간 지주사격 회사다. 자체적으로는 CCTV 등 영상보안장비와 항공 엔진, K-9 자주포 등을 생산하는 정밀 기계 사업을 영위하고 있었다.


삼성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한화그룹은 방산사업과 더불어 삼성토탈(현 한화토탈), 삼성종합화학(한화종합화학)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한화와 삼성의 딜 규모는 1조9000억원으로 정해졌다. IMF 외환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대 규모의 '자발적 빅딜'이 성사되는 순간이었다. 


한화그룹은 삼성이 갖고 있던 삼성테크윈 지분 32.43%(매각가 8400억원), 삼성종합화학 지분 57.6%(1조600억원)를 인수했다. 아울러 삼성테크윈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탈레스(한화시스템) 지분 50%와 삼성종합화학이 갖고있던 삼성토탈 지분 50%를 확보했다. 탄약, 유도무기를 중심으로 방산부문에서 업계 3위었던 한화그룹은 시장 점유율 선두이자 미래 무기체계 기술을 갖고 있던 삼성그룹의 방위사업을 인수하면서 1위 자리로 올라섰다. 화학부문은 합성수지, 항공유, 휘발유, 액화석유가스(LPG)에 이어 폴리에스테르 원료인 고순도테레프탈산(PTA)까지 제품 라인업을 늘리고 수직 계열화에도 성공했다. 


빅딜이 한화그룹에 가져온 파장은 더 있었다. 인수합병으로 기존 37조원 수준이었던 자산규모가 50조원으로 불어나면서 재계 순위 역시 한진그룹을 제치고 9위로 올라섰다. 


사업적 성과도 주목할 만했다. 화학부문에서 수직계열화를 만드는데 성공한 덕에 한화그룹에 편입되기 전 42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삼성종합화학은 '한화'로 편입된 뒤 223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한화토탈 역시 1707억원에 불과했던 2014년 영업이익이 바로 다음 해인 2015년 7974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났다. 인수 주체로 참여한 한화S&C가 승계 핵심키로 떠올랐다.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이 갖고 있는 경영권을 '김동관·동원·동선' 3형제에게 넘기는 과제를 풀어야만 한다. 그룹 내에서 지주사격 역할을 하는 ㈜한화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3형제가 보유하고 있는 한화S&C의 몸집을 불려야 했다. 한화S&C의 기업가치를 높여 ㈜한화와 합병시키면 그룹 내 계열사 전반의 지배력을 쉽게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4개 회사 중 ㈜한화는 방산 회사를, 한화케미칼(현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가 화학 회사를 인수하도록 했다. 한화에너지는 한화그룹 3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S&C의 자회사다. 삼성종합화학 지분 인수단에 오너 3세 영향력이 막강한 한화에너지를 참여시켜 한화S&C 중심의 새로운 지배구조 줄기를 만들어냈다. 오너일가가 승계 문제를 한화S&C와 ㈜한화의 합병으로 해결할 것이라는 승계안에 무게가 실리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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