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CP 발행…단기자금시장 경색 완화
회사채 시장 확대 영향…채안펀드·SPV 기대 속 롯데·SK 대기업 계열만 '나홀로' 행보


[팍스넷뉴스 배지원 기자] 올해 들어 기업어음(CP) 발행량이 줄었다. 기업들의 단기자금 수요가 줄고 반대로 회사채 시장 발행량은 늘어 기업의 자금조달 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만기가 다소 길어지고 있지만 우량한 대기업 계열사의 경우 오히려 CP 발행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점은 여전한 한계로 지적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P 발행은 총 163조 4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조 2816억원(4.8%) 줄었다. 일반 CP는 92조 3047억원에서 93조 1832억원으로 약 1% 증가했지만 프로젝트파이낸싱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 ABCP)과 ABCP는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4.8%, 12.6% 감소했다. 7월 한 달 동안 발행량도 14조 493억원으로 전년 동기 18조 2473억원에 비해 23%나 줄어들었다.


반면 회사채 발행은 89조 35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늘었다. 같은 기간 일반회사채 27조 7720억원어치가 발행되며 7.8%나 증가했다. 


지난 1분기까지의 분위기와 상반되는 결과다. 코로나19 사태가 심화되던 3월 국내 기업들의 CP 발행금액은 21조 2472억원으로 2월 대비 15조 8375억원보다 34.16% 증가했다. 당시 증권사들이 CP 발행량을 급격히 늘리자 CP 3개월물 금리가 5년만에 2%를 넘는 등 급등하는 등 신용경색 우려가 커졌다.


4월 들어 채안펀드가 작동하면서 CP와 회사채 매입을 시작하면서 시장을 안정시킨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2.23%까지 올랐던 A1등급 3개월물의 CP 평균금리는 지난주 1.46%까지 떨어지면서 안정화됐다.


CP는 조달금리가 높고 만기가 1년 미만으로 짧아 기업의 재무안정성을 떨어뜨리는 측면이 있다. 특히 차환에 실패할 경우 유동성 위기에 놓일 수 있는 점 등 상대적 리스크가 높아 고위험채권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최근 회사채 발행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CP 발행량이 줄어든 것은 시장이 일정 부분 안정화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만 최근 대기업 계열사들의 CP 발행 규모가 커지고 있고 발행사가 다양해졌다는 점은 또 다른 뇌관으로 꼽힌다. 투심이 위축되는 분위기에서는 단기자금시장부터 악화되기 때문에 차환 리스크가 더 높아진다.


특히 최근 롯데그룹 계열사의 CP 발행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롯데쇼핑과 호텔롯데가 만기 1년 이상의 장기 CP를 발행한 데 이어 부산롯데호텔도 장기 CP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롯데GRS, 롯데알미늄 등 계열사도 상반기 중 장기 CP를 발행했다.


㈜SK는 3일 기준 발행잔액이 9600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한다. 지난해에는 3개월물을 중심으로 발행을 이어왔지만 월별 평균 잔액은 3800억원 수준에 그쳤다. 올해 들어서는 발행 규모를 크게 늘리며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지만 현금성자산보다 CP 발행량이 많아 리스크를 키운다는 지적이다.


발행사 입장에서 CP는 회사채 발행에 비해 절차가 간단하고 수요예측에 따른 평판훼손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자본시장통합법상 회사채 발행은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고,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수요예측 후 금리가 결정되고 결과도 공시해야 한다. 반면 CP는 대표이사 직권으로 발행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비우량 기업들은 CP를 주요 조달 수단으로 삼아왔다.


기업금융(IB) 업계 관계자는 "채안펀드와 SPV를 통해 CP매입을 진행하기로 하면서 단기자금 시장의 신용경색 우려를 줄이는 데는 어느정도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우량 기업이 회사채에서 CP로 갈아타고 있다는 점은 우려할만한 대목이며 부채의 질이 나빠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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