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대림산업의 실적 호조는 사실상 플랜트 부문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플랜트 매출은 별도 기준 전년 2분기 1510억원에서 올해 2분기 3958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도 3269억원에서 6945억원으로 늘어났다. 

반면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 부문은 전년 1조1858억원에서 953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토목과 유화 역시 소폭 감소하며 플랜트와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플랜트를 포함한 건설 부문 영업이익(별도 기준)은 2분기 208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1945억원에서 소폭 증가했다.

플랜트의 매출 급증은 해외에 위치한 플랜트 현장에서 공사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2분기 중 해외 플랜트 현장의 착공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플랜트 부문은 원가율을 대거 절감하며 영업이익에도 기여했다. 플랜트 부문 원가율은 지난해 2분기 92.4%에서 80.2%로 12.2%포인트 급감했다. 원가율이 줄어든 만큼 이익률은 늘어났다. 

특히 업계는 오만 SRIP 현장에서 약 130억원(미화 1300만달러)의 원가 절감이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른 매출총이익은 전년 2분기 110억원에서 780억원으로 약 670억원 증가했다. 주택, 토목, 유화 부문의 매출총이익이 모두 감소했지만 플랜트를 앞세워 이익 방어에 성공한 셈이다.  

오반 SRIP 프로젝트는 오만 국영 정유 및 석유화학회사(Oman Oil Refineries and Petroleum Industries Company SAOC)가 발주한 사업으로 총 도급액이 1조2096억원에 이른다. 지난 2013년 11월 수주해 오는 9월 30일 준공 예정이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현장마다 사정이 다르지만 대체로 선별 수주에 따라 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저렴한 가격으로 원자재를 구매해 원가 절감이 이뤄졌고 도급액이 늘어난 현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에스오일 'RUC JV' 현장의 정산이익 56억원 등 플랜트 부문에서 준공정산이익으로 총 200억원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RUC JV 현장은 2015년 7월 수주한 프로젝트로 도급액이 2조3399억원에 달한다. 

다만 일각에선 수주 물량의 지속적인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 일감 감소로 실적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림산업의 상반기 신규 수주 물량은 3조2000억원으로 연초 목표로 제시했던 올 한 해 신규수주 물량(10조9000억원) 대비 30% 수준에 머물렀다"며 "대림산업은 올해 플랜트 부문의 수주 목표치를 기존 1조5000억원에서 1조원 이하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수주 잔고도 감소 추세다. 올해 2분기 기준 수주잔고는 20조812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21조8344억원에서 2분기 만에 1조7532억원 감소한 수치다. 부문별로는 ▲주택 9479억원 ▲토목 5232억원 ▲플랜트 2821억원 각각 감소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회사가 잘할 수 있는 공정에 집중하면서 영업이익률이 오히려 12%로 좋아졌다"며 "전사 차원의 원가 혁신 드라이브와 수익성 위주의 수주 등으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