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HCN M&A
KT스카이라이프, '고난의 10년' 벗어날까
밥그릇 싸움의 산물 '합산규제'...자체 콘텐츠로 설욕 기대


[팍스넷뉴스 조아라 기자] 유료방송 시장에서 KT와 KT스카이라이프(이하 스카이라이프)는 오랫동안 '공공의 적'이었다. 양사가 내놓은 결합상품이 '대히트'를 친 게 시작이었다. 생존에 위협을 느낀 경쟁 사업자들은 '반(反)KT' 진영을 짜고 맹공을 퍼부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이러한 갈등의 산물이다. 


스카이라이프는 일찌감치 콘텐츠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투자를 늘리는 한편, 서비스 제휴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꾀했지만 번번이 경쟁사의 견제에 발목이 잡혀왔다. 이번 케이블TV 인수는 스카이라이프가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제작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마지막 퍼즐이 될 전망이다.


◆LGU+‧SKB, 케이블TV 까지 '반KT'...고난의 10년


KT와 스카이라이프가 2009년 내놓은 결합상품 올레TV스카이라이프는 출시 일 년 반 만에 가입자 300만명을 돌파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IPTV, VOD, 위성방송, 인터넷전화, 초고속 인터넷을 모두 쓸 수 있는 데다 가격도 저렴했다. 일 평균 가입자가 3500명을 넘은데 힘입어 2010년 스카이라이프는 매출 4310억원, 영업이익 373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8.7%에 달했다.


케이블TV 측은 OTS 상품이 시장을 교란한다며 KT를 몰아세웠다. KT측을 둘러싼 갈등은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법제화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지만 케이블TV 업계가 시한 연장을 요구하면서 갈등이 지속됐다. KT의 영향력이 커질 것을 염려한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가세하면서 '반KT 진영'은 더욱 견고해졌다. 


◆오리지널 콘텐츠 런칭‧제작‧투자로 돌파구 마련...1Q 지분투자 규모 350억원


극심한 진통을 겪는 와중에도 스카이라이프는 콘텐츠 제작‧공급과 플랫폼 확대에 몰두했다. 투니버스‧슈퍼액션‧홈CGV‧엠넷(M.Net) 등 메이저 PP들이 프로그램 공급을 중단한 가운데, 플랫폼 확장 과정에서 경쟁사의 견제가 거세진 것이 콘텐츠 투자를 앞당긴 계기가 됐다. 


먼저 해외 콘텐츠 확보로 돌파구를 마련했다. 디스커버리와 합작사인 '스튜디오 디스커버리' 채널을 시작으로 콘텐츠 수급에 나선 스카이라이프는 'SPOTV ON' 채널을 통해 UFC, 챔피언스리그 등 유럽 축구 주요경기, NBA, WTA 등 프리미엄 스포츠 콘텐츠를 독점으로 생중계했다.


제작사 투자 규모도 늘렸다. 올해 1분기 장부가액 기준 콘텐츠 제작 기업에 투자한 규모는 약 348억원이다. 지난해 영업이익 694억원의 50%를 조금 넘는 수치다. 현재 스카이라이프는 총 7개 법인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스카이TV 77.73%, KT스포츠 18%, 엠비씨넷 9.98%, 스튜디오앤뉴 9.88%, 대원방송 9.09%, 참언론 7.61%, MBC+ 0.6% 등이다.


이중 스카이TV는 8개 종합 엔터테인먼트 채널을 운영하는 MPP로 꾸준히 자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중 ▲위플레이 ▲우리집에 왜왔니 ▲신션한 남편 ▲영화보장 ▲예리한 방 등 예능 프로그램들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예리한방은 KT의 OTT 서비스인 시즌(Seezn)에, '위플레이시즌2'는 티빙, 시즌, SBS Fil, MTV 등에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 현대HCN‧현대미디어 + KT‧넷플릭스, 플랫폼 확대‧수급권 강화 기대


스카이라이프는 안으로는 현대HCN 인수를 바탕으로 콘텐츠 공급을 넓힐 계획이다. 아울러 콘텐츠 제작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수급 확대에 나설 전망이다. 밖으로는 최근 KT와 콘텐츠 제휴 협약을 맺은 넷플릭스와 시즌 등 OTT 서비스와 협력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HCN은 PP들로부터 프로그램을 받아 송출하는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ultiple System Operator ; MSO)다. 또 지역 프로그램을 자체 제작해 송출하는 PP의 역할도 겸하고 있다.


현대HCN이 지분 100%를 보유한 현대미디어는 드라마H, 트렌디, 채널칭, 오엔티, 헬스메디TV 등 5개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광고매출이 늘면서 스카이라이프의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1분기 연결기준 현대미디어는 매출 45억원, 영업이익 6억5000만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6.3%, 64%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7.5% 증가한 185억원, 영업이익은 무려 81.23% 증가한 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매출의 52%를 차지하는 광고매출에 투입되는 원가가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말 기준 현대미디어의 광고매출원가율은 20%에 불과한 반면, 방송매출원가율은 176%로 제작비가 방송 매출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광고 비중이 늘면서 영업이익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스카이라이프 관계자는 "현대HCN 인수 후 케이블 지역 채널 장르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지역민의 관심을 모을 지역 콘텐츠를 발굴하는 등 지역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양사가 채널운영과 콘텐츠 제작 역량 등을 활발히 교류해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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