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제주항공이 기간산업안정기금 신청을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 당초 제주항공은 저비용항공사(LCC)로서 기안기금보다 3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다른 LCC들의 추가 지원 문제로 기안기금 신청을 먼저 검토키로 한 것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현재 유상증자 진행에 이어 기안기금 신청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7일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한 후 자본확충을 위한 유증을 진행 중이다. 이달 중 1585억원 규모의 유증으로 운영자금(407억원)과 채무상환자금(1178억원)을 충당키로 했다. 이번 유증과 함께 기안기금을 지원받으며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기안기금 신청을 놓고 검토에 들어갔다"며 "제주항공은 코로나19 피해 기업으로 기안기금 신청 자격이 되는 만큼 신청이 들어오면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총 차입금 5000억원 이상, 근로자 300인 이상이라는 기안기금의 조건을 충족한다. 제주항공은 유증 성공 여부 등에 따라 기안기금 신청 규모를 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제주항공은 기안기금 대상이더라도 여타 LCC와의 형평성상 정부의 다른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먼저 활용하기로 했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도 지난 24일 금융발전심의회 관련 간담회가 끝난 후 "제주항공의 기안기금 지원은 후순위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LCC업계의 추가 지원이 불가피한 관계로 제주항공의 경우 기안기금으로 먼저 지원하는 것으로 전환됐다. 3000억원대 금융지원 프로그램은 나머지 LCC들을 지원하고 추후 확대될 전망이다.  

최대현 산업은행 구조조정 담당 부행장은 "LCC의 추가 지원을 위해 회계법인 실사가 진행 중이고, 최대 내년 1분기까지 자금 수요 실사를 완료했다"며 "정부 지원 프로그램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부분은 다른 프로그램과 분담하는 형태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