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호텔롯데와 호텔신라가 올 하반기 해외사업에서 대규모 손실을 내진 않을 전망이다. 이들이 면세사업을 벌이고 있는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이 상업시설에 대한 구제책을 연장해준 덕이다.
5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창이공항은 지난 7월말자로 종료 예정이었던 면세점 등 상업시설에 대한 임대료 감면혜택을 연장했다. 입점 면세점마다 세부 내역은 다르지만 통상 9월까지는 기존 적용됐던 임대료 50% 감면이 이어지게 됐다.
앞서 창이공항은 지난 2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여객수 감소를 이유로 입점 면세점 등을 대상으로 2월부터 7월까지 임대료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은 창이공항 출국장 면세점에서 주류와 화장품·향수 면세품을 취급하는 호텔롯데·신라에는 '가뭄 속 단비' 가 될 것이란 게 업계 시각이다. 창이공항은 인천국제공항과 더불어 임대료가 높기로 소문난 곳인 만큼 고정비인 임대료가 줄면 이들이 어닝쇼크만은 피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창이공항의 임대료 감면 덕에 적어도 3분기까지 해외사업장에서 추가 손실이 나진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창이공항은 지난 2월 상업시설에 대한 구재책을 공식 발표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면세업체 별로 협상을 한 것으로 알려져 사업자별 추후 재연장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창이공항의 임대료 감면 연장 요인은 코로나19 사태가 예상보다 길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각국 공항면세점은 전세계 여행 항공수요가 바닥을 찍고 있는 터라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놓여있다.
창이공항은 이에 1~4터미널 가운데 2, 4터미널의 문을 닫았고 이곳에서 화장품·향수를 팔던 호텔신라는 매장 운영을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창이공항 1~4터미널의 면세주류사업권을 따낸 호텔롯데 또한 1, 3터미널에서만 가오픈 형식으로 매장을 열었다. 호텔신라의 또 다른 해외사업지인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의 경우 모든 상업시설이 휴업에 들어갔다.
이러한 상황은 실적지표에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호텔신라의 경우 연결기준 면세사업부 매출은 4392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서울 시내면세점과 인천공항면세점이 포함된 개별기준 매출이 4296억원이다. 이 기간 창이공항을 비롯해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등 해외 면세점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96억원에 불과했던 것이다. 업계는 오는 14일께 공시될 호텔롯데의 면세사업 실적 또한 호텔신라와 비슷한 추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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