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선경이엔씨는 베트남 하노이 내에 위치한 따이 호 따이 신도시에 지하 4층, 지상 40층 규모의 호텔을 건립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대지면적은 2만36㎡, 건축면적은 7979㎡, 연면적은 21만4827㎡다. 사업명은 S&D 하노이 프로젝트다.

이번 사업은 선경이엔씨와 롯데의 공동 작품이다. 선경이엔씨가 15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한 뒤, 이 펀드가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시공은 롯데건설이 맡는다. 건물 준공 뒤에는 롯데호텔이 입주할 예정이다.

선경이엔씨가 호텔 개발을 추진 중인 부지는 하노이 구도심 북서측 외곽의 서호(Ho Tay) 인근에 위치해 있다. 서호는 하노이의 가장 큰 호수로 구도심과 노이바이 국제공항을 연결하는 교통축선상에 자리한다. 이 축을 중심으로 도시개발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서호 인근 빌라는 수십억원대를 호가할 정도로 신흥부촌으로 유명한 곳이다. 대우건설이 개발사업을 추진한 스타레이크시티도 서호 인근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정부가 서호 인근에 13개 부지를 매각했고 이중 하나를 선경이엔씨가 사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경이엔씨는 2006년 2월 임영빈 회장이 설립한 뒤 꾸준히 물류센터 시공 및 개발에 집중해온 건설사다. 올해 시공능력평가순위 74위로 전년대비 48계단이나 상승해 이목을 끌었다. 

주요 시공실적으로는 로지스밸리 안산‧SLK‧안성‧하나로‧이천‧덕평‧김포, 쿠팡 인천물류센터, 사조시스템즈 평택물류센터, BMW 안성부품창고, 도미노피자 용인허브센터, 오뚜기 인천물류센터, 쌍용자동차 수원정비사업소 등이 있다. 충북 음성군에 자체 PC공장(16만 5,000㎡ 규모, 연간 8만㎥ 생산)을 운영해 PC부재를 공급하면서 원가도 절감하고 있다.

선경이엔씨는 최근에는 단순 시공에서 벗어나 직접 택지를 매입해 개발하는 자체개발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표적인 자체개발사업으로는 시화MTV 물류센터가 있다. 선경이엔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 휴매드가 시행을 맡고 선경이엔씨가 시공을 맡았다. 2016년 11월 착공해 지난해 3월 준공했다. 이후 CBRE글로벌인베스터스자산운용에 3740억원에 매각해 1600억원에 달하는 차익을 챙겼다.

선경이엔씨는 이 같은 자체사업 모델을 베트남에도 그대로 적용시키고 있다. 그동안 베트남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는 총 4건(S&D 하노이 프로젝트 제외)으로 모두 물류창고 개발사업이었다. 이중 로지스밸리 박닌과 박닌2를 미래에셋금융그룹과 네이버가 공동으로 조성한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펀드'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530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선경이엔씨가 로지스밸리 박닌 매각 자금을 이번 호텔개발사업에 다시 투입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베트남 현지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우리나라로 다시 들여오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정부가 준공 후 세금이나 토지 보상 액수를 현지보다 높게 책정하거나 베트남 현지 통화를 우리나라 통화로 환전해 한국으로 들여오는 과정에서 이체 승인을 거절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선경이엔씨는 로지스밸리 박닌 매각 이후 베트남 시장에 재투자하기 위해 많은 투자대상을 물색해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