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과감한 투자와 신규제품 개발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11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KG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진공장에 약 655억원을 투자해 내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총 30만5000톤(t)을 생산할 수 있는 칼라라인 2기를 신설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KG동부제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와 제품 개발에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KG동부제철은 서울 본사 외 당진과 인천에 공장을 두고 있다. 주요 생산품은 ▲냉연강판(열연 압축 가공을 통해 얇게 만든 강판) ▲아연도강판(냉연강판에 아연을 도금해 부식을 방지한 것) ▲칼라강판(냉연, 아연도강판 등에 페인트 또는 인쇄필름을 접착시켜 무늬를 입힌 것) ▲석도강판(두께가 얇은 냉연강판에 주석을 도금한 것)이다.
당진공장에 대한 이번 투자는 열연사업 이후 약 12년 만의 신규투자다. 공격적인 투자를 결정한 배경은 잠재력 때문이다. 곽재선 회장은 "칼라강판은 중국산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KG동부제철은 중국보다 기술력에서 앞선다"며 "하지만 현재 갖고 있는 재래식설비만으로는 고급강판을 만들기 어려워 신규 설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KG동부제철은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100억원을 쏟아 올해 하반기 철강전문연구소도 문을 열 예정이다. 인천공장 내 기존 기술연구소는 당진공장 안에 신규 건설되는 철강전문연구소로 이전된다. 곽재선 회장은 "과감한 설비투자와 포화상태인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국외시장 개척에 힘쓸 것"이라며 "수출 중심으로 판매구조를 재편해 고객과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KG동부제철은 신규제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최근 대형화재가 빈번히 발생해 불연건축자재의 필요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내 최초로 불연성과 유독가스배출이 극미한 불연칼라강판을 개발했다. 세균과 바이러스의 서식을 억제하는 항균강판도 출시했다. KG동부제철은 신규제품에 브랜드를 입히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 곽재선 회장은 "신제품 관련 브랜드를 만들어 홍보하고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KG동부제철은 수출 중심의 판매구조를 마련할 계획이다. 격화된 내수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 국외시장을 개척해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KG동부제철은 중장기 수출비중을 기존 45%에서 향후 6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신규 고객사 확보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KG동부제철의 올해 상반기 거래 고객사 1041곳 가운데 신규 고객사는 약 16%다. 우치구 KG동부제철 상무(경영지원실장)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해외법인을 활용한 서비스 강화에 나서며 신규 고객군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KG동부제철은 열연설비의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도 계획하고 있다. 곽재선 회장은 "외국업체가 관심을 갖고 매입의사를 밝혔다"며 "코로나19로 협상하는데 제약이 있지만, 사태가 진정되면 논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KG동부제철은 다음달이면 KG그룹으로 인수된 지 1년을 맞는다. 앞서 동부그룹은 철강 시황 악화와 전기로 건조 과정에서 예상치를 넘어선 막대한 비용 투입으로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4년 7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맺었다. 그리고 이듬해 10월 워크아웃에 돌입하면서 경영권을 넘겼다. 채권단은 그동안 수차례 인수자 찾기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그러다 지난해 초 재추진 된 매각 작업에 KG그룹은 사모투자펀드운용사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약 36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난 2019년 9월 동부제철을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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