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젠텍, 첫 흑자 내고도 "미안합니다"…왜?
진단키트 '무조건 대박'에 경종 울렸나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진단키트 후발업체 수젠텍이 시장 기대에 턱 없이 부족한 2분기 실적을 내면서 이익 발표를 앞둔 다른 회사에도 그 여파가 크게 미치고 있다.


수젠텍은 올 들어 씨젠 다음으로 많은 진단키트를 판매한 회사로 주목받았다. 특히 지난 달 비상장 기업 오상헬스케어가 매출액 1400억원, 영업이익 1100억원이란 수치를 내놓자 수젠텍에 대한 기대도 한껏 치솟았다. 적어도 1000억원 이상의 2분기 흑자를 내지 않겠냐는 의미였다. 이에 앞서 지난 5월 모 증권사가 '꿈 같은 영업이익률을 보게 될 것'이라는 제목과 함께 2분기 영업이익을 1188억원으로 올려 놓은 것도 화제였다.


하지만 막상 공개된 수젠텍의 2분기 매출액 및 영업이익은 각각 242억원과 202억원이었다.


회사 설립 이후 최대 실적이자 첫 분기 흑자를 냈고, 영업이익률이 83.5%에 달하는 등 과거와 비교하면 큰 성장을 이뤄낸 것이었으나 1100억원 이익 예상과는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었다. 이에 수젠텍을 지휘하는 손미진 대표가 매출 및 이익 발표 직후 본지 통화에서 "시장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만큼 컨센서스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며 미안함을 전할 정도였다.


수젠텍의 '부족한(?)' 영업이익은 실적 발표 다음 날인 11일 시장에 곧바로 반영됐다. 주가가 전날보다 23.54%(종가기준)나 빠진 것이다. 한 때 8000억원을 돌파하던 시총은 5370억원으로 확 줄었다.


사실 손 대표는 지난 6일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시장의 높은 관심에 대한 부담을 토로한 적이 있었다. 그는 "회사 설립 뒤 사상 최대이자 첫 흑자 전환을 (2분기에) 할 것 같다"면서도 "시장의 기대치가 너무 높다. 2분기보다는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개선되는 구조"라고 힌트를 줬다. 당시엔 손 대표의 발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였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수젠텍이 그래도 씨젠 다음 가는 진단키트 업체로 평가받은 만큼 2분기 이익이 1000억원 안팎은 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했다. 200억원대는 의외"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수출 계약을 크게 해도 실적이 3~4분기에 나눠 잡히는 등 변수가 많다는 점을 시장이 고려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시총 1조원이 넘지 않는 회사들에 대한 증권사 리포트가 천차만별인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수젠텍은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회사들에도 동반 충격을 주고 있다. EDGC와 랩지노믹스, 휴마시스 등 수젠텍과 비슷한 가치 평가를 받던 진단키트 업체들의 시총이 11일 약속이나 한 듯 6~11% 빠졌다. 2분기 영업이익 2500억원이 예측되는 리더 씨젠도 이날 시총이 3.44% 줄어들었다.


올해 국내 산업의 '히트 상품'으로 꼽히며 전세계에 'K-바이오' 바람을 일으켰던 진단키트 업체들의 2분기 실적 희비가 더욱 흥미롭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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