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시대
권영탁 핀크 대표 "3년 내 '유니콘' 목표"
마이데이터 1차 인가에 자신···향후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인가도 추진 예정
권영탁 핀크 대표. <제공=핀크>


[팍스넷뉴스 양도웅 기자] "핀크를 3년 내 유니콘 기업으로 만들겠다."


권영탁 핀크 대표는 최근 팍스넷뉴스와 만나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유니콘기업은 기업 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국내 핀테크 업체 중 유니콘 기업은 간편송금 서비스 '토스(Toss)'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유일하다. 


1970년생인 권 대표는 핀테크 업계를 넘어 금융권을 통틀어서도 정보통신(IT)과 금융 분야 양쪽에서 경력을 쌓은 보기 드문 인물이다. 


그는 먼저 SK텔레콤(SKT)에서 유통·판매·마케팅 부서 등을 두루 거치며 IT산업 전반을 경험했고, 이후 하나SK카드(현 하나카드)로 옮겨 모바일과 핀테크 부서에서 일하며 IT와 금융이 결합한 새로운 산업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2016년 하나금융지주와 SKT가 핀테크 업체를 만들기 위해 의기투합했을 때, 관련 실무를 권 대표에게 맡긴 것도 이같은 이력 때문이다. 핀크 설립 후엔 3년 가까이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활동하며 핀크의 안착에 힘쓰다가 지난해 7월 대표로 선임됐다. 


핀크의 얼굴이 된 이후, 권 대표는 본인의 철학인 '협쟁(Coo-petition)'을 구체화하고 있다. 협업과 경쟁을 합한 협쟁은 일종의 끊임없는 경쟁사와의 제휴다. 실제로 권 대표 취임 후, 핀크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대출 비교 서비스'의 제휴 금융회사는 11곳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SKT, 산업은행과 연 최대 2.0%의 금리를 월복리로 누릴 수 있는 자유입출금 상품 'T이득통장'도 출시했다. 


권 대표는 "모든 영역에서 프로페셔널할 수 없기 때문에 협쟁이 중요하다"며 "단순히 금융회사의 상품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금융회사에서 생각하기 어려운 상품이나 모델들을 핀크에서 실현할 수 있도록 손을 내밀고 힘을 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러 금융회사와 손 잡기, 그리고 자체적으로 갖추고 있는 IT 역량과 상품 기획력을 무기로 권 대표는 핀크를 향후 3년 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자로 선정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핀크와 대출 비교 서비스 제휴를 맺은 곳은 11개사다. 권영탁 대표 취임 때와 비교해 두 배가량 제휴사가 늘었다.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되면 고객들에게 은행·보험사·병원·통신사 등에 흩어진 개인 신용정보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고, 맞춤형 금융상품 등도 추천해줄 수 있다. 금융 분야에서도 본격적인 플랫폼 경쟁 시대가 개막하는 것으로, 이미 '날쌘' 애플리케이션(앱)을 보유한 핀크에겐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열린 셈이다.


권 대표는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위해 자료 준비에만 세 달 넘게 공을 들였을 정도로 전 임직원이 똘똘 뭉쳐 준비해 왔다"며 "디지털 시대에선 누가 먼저 판을 깔고 고객에게 각인시키느냐가 중요한 만큼 1차에 선정되기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핀크를 포함, 60여개사가 금융감독원에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사전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르면 올해 안으로 최대 20개사가 마이데이터 1차 사업자로 선정될 전망이다. 


금융권에서는 핀크의 1차 사업자 선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마이데이터에 대한 이해가 높을 뿐 아니라, 정보 보호 및 보안에 대한 준비도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로 개인신용정보 유통이 확대되는 만큼 정보보호의 중요성은 더욱 더 커질 전망이다.


권 대표는 망분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여러 핀테크 업체들은 개발 속도 저하와 개발 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금융감독당국과 국회 등에 망분리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망분리는 내부망(업무망)과 외부망(인터넷망)을 구분하는 보안 규제다. 


권 대표는 "핀테크도 금융"이라며 "고객들이 금융에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신뢰와 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망분리를 완화한 뒤 만에 하나 보안 사고가 발생하면, 꽃 봉오리가 터지기 전에 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과거 카드사에 있을 때, 다른 카드사들에서 1억여건의 개인신용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을 간접 경험하기도 했다.


핀크는 올해 안으로 종합지급결제사업자 인가도 신청할 계획이다. 종합지급결제사업자는 고객의 돈을 보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객이 이 돈으로 타계좌에 송금하거나 결제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할 수도 있다. 사실상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의 기능을 갖추는 셈이다.


권 대표는 "구성원들에게 핀크 서비스의 원년은 올해(2020년)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핀크가 일종의 테스트 시기를 겪은 것이라면 이제는 본 게임에 들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3년 내 뿔 하나가 아닌 두 세 개 달린 유니콘이 되고 싶다"며 "구성원 모두가 일치 합심해 꼭 달성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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