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vs 비금융계 신탁사, 엇갈린 전망
한신평 "한자신·한토신 전망 어려워…사업기반 다각화 긍정적"

[팍스넷뉴스 김진후 기자] 부동산신탁사가 지방 부동산시장의 둔화를 기점으로 소속 계열과 규모에 따라 상이한 위험을 안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형 부동산신탁사의 수익성이 저하되는 가운데 금융계 신탁사들의 영업지위는 상승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차입형 개발신탁을 채택하고 있는 비금융계 신탁사들은 시장 위축으로 매출 감소와 신용도 하락 등이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조성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부동산신탁업 Peer Report' 보고서를 발표했다. 전체 신탁사 14곳 중 한신평 유효 등급을 보유 중인 7개사를 중심으로 비교 분석한 내용이다.


조성근 연구원은 "부동산신탁사는 자본력과 대주주에 따라 ▲금융계 신탁사 ▲비금융계 대형 신탁사 ▲비금융계 소형 신탁사로 구분할 수 있다"며 "분류에 따라 서로 다른 시장과 경쟁구조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신탁사별 경영실적 지표. 출처=한국신용평가.


부동산신탁사는 계열에 따라 채택하고 있는 주력 상품도 다르다. 금융계 신탁사의 경우 책임준공형 관리형 개발신탁(책준형)을 통해 2017년 이후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비금융계 대형 신탁사는 차입형 개발신탁이 주력 상품이다. 


비금융계 소형 신탁사는 ▲분양관리신탁 ▲담보신탁 ▲대리사무 등을 위주로 영업 중이다. 이들 업무는 대손발생 가능성이 낮지만 인건비 등 고정비가 높다. 반면 건당 보수 등 수익성이 낮은 것은 한계점이다. 


조 연구원은 "2016년~2017년을 기점으로 차입형과 책준형의 시장 환경이 엇갈렸다"며 "당시 지방의 주택분양 경기 둔화와 증권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확대 기조가 맞물려 차입형 사업의 사업성은 줄었고 책준형은 반대양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책준형의 경우 물류센터와 지식산업센터 등 비주택 개발사업으로 우회해 수주를 늘렸다는 설명이다.


책준형은 차입형 신탁 대비 위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PF대주와 부동산신탁사가 위험을 분담하긴 하지만 책임준공 미이행 사례가 드물기 때문이다.


조 연구원은 "금융계 신탁사는 금융그룹에 기반해 높은 신용도와 PF 대주의 선호도를 활용했다"며 "이를 통해 점차 차입형 사업을 줄이고 책준형을 잇따라 수주하며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금융계 신탁사는 KB부동산신탁이다. 해당 기업은 2017년 들어 책준형 신탁 수주액이 차입형 신탁 수주액을 처음으로 넘어서며 주력 상품으로 자리했다. 2019년 기준 KB부동산신탁의 책준 수주액은 759억원인 반면 차입형 수주액은 59억원이다.


조 연구원은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 등 우량 기업은 기존 차입형을 통한 개발사업 경험을 보유해 사업장 관리능력을 인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비금융계 대형사의 주력 상품인 차입형 신탁은 신탁사 주도로 개발사업을 진행해 상대적인 위험도가 높다. 사업장 자체 자금조달이 어려울 경우 신탁사가 분양대금 또는 PF대출 등을 직접 맡기 때문이다. 


또한 지방 중소도시 주거용 부동산의 개발 비중이 높아 지방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우려 요인이다. 이는 신탁사의 우발부채로 분류돼 사업규모에 맞는 자본규모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 연구원은 "2018년 이후 차입형 시장이 위축되면서 비금융계 신탁사의 수주규모가 크게 줄었지만 현재 이들이 보유한 차입형 개발 현장은 공정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자금 소요는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준공 임박시 사업비 지출이 증가할 여지가 있고 분양률이 적은 사업장에 투입한 신탁계정대여금이 둔화한 지방 분양경기에 묶여 이자비용을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금융계 신탁사는 신규수주가 줄면서 매출 감소세도 예상되지만 현재 도시정비사업, 리츠 등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 중"이라고 덧붙였다. 도시정비사업의 경우 수수료율이 기존 차입형 신탁보다 낮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공사대금 조달이 가능해 부담이 적다. 대표적인 비금융계 신탁사는 ▲한국토지신탁 ▲한국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등이 있다.


전체적인 신탁시장 전망에 대해 조 연구원은 "지방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고 차입형 개발신탁 수주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한토신, 한자신 등 상위사의 실적과 재무상황은 저하할 가능성이 있다"며 "반면 금융계 부동산 신탁사는 우수한 수익성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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