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 기업들, 잔치는 끝났다
3Q 실적 하향 가능성 직면…"옥석가리기 펼쳐진다"
씨젠 진단키트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각광 받았던 국내 주요 진단키트 업체들의 2분기 실적 공개가 13일 리딩 기업 씨젠의 발표와 함께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각 회사들은 줄줄이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며 국내 산업계의 시선을 모았다. 특히 60%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보이면서 마진이 많이 남는 산업이라는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국내는 물론 해외 업체들까지 키트 생산에 속속 뛰어들고 있어 3분기부터 이익률 조정 및 업체간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전망이다.


비상장기업 오상헬스케어가 지난달 2분기 영업이익 1100억원을 발표하면서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국내 진단키트 업체들 '대박 행진'은 수젠텍(202억원), 랩지노믹스(311억원)로 이어졌다. 이어 씨젠이 1690억원을 기록해 화룡점정을 이뤘다. 특히 씨젠은 어지간한 대기업 수준 분기 이익을 내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2위 위치가 모래성이 아니라는 점을 입증했다.


예상을 뛰어넘는 영업이익률도 국내 진단키트 산업의 성장 속도를 알리는 지표가 됐다. 수젠텍이 이익률 83%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오상헬스케어가 79%, 랩지노믹스가 63%, 씨젠이 60%를 찍었다. 예를 들어 1만원 짜리 진단키트 하나를 팔면 못해도 6000원 이상 남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최근 진단키트 업체 사이에선 "잔치가 끝나가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진입 장벽이 높지 않은 진단키트 성격상 여러 기업들이 계속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진단키트 업체 관계자는 "3월부터 유럽과 미국, 남미에 순차적으로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다보니, 각국 정부나 무역 업체들이 한국산 진단키트 물량 확보부터 나섰다"며 "당연히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해 가격이 올랐다. 국내 업체들은 매출 폭등은 물론 엄청난 이익률 달성까지 이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난 6월부터 녹십자나 셀트리온 같은 대기업들도 자체 생산 혹은 다른 회사와 제휴를 통해 진단키트 수출에 뛰어드는 상황이다"며 "2분기와 같은 영업이익률이 나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기업간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임을 알렸다. 그는 "이제부턴 각개 전투에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며 "경쟁 업체가 계속 늘고 있어 품질 혹은 네트워크에 따라 계속 성장하는 기업과 고전하는 기업으로 나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에 독감 등 다른 질환을 한꺼번에 진단할 수 있는 키트 등이 속속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에 따라 각 기업간 가치 조정도 불가피하다.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증권사 연구원들이 진단키트 기업들의 예상 실적을 상당히 높게 추산하는 바람에 수젠텍은 사상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하고도 대표이사가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하반기부턴 상황이 달라지면서 각 기업에 대한 시장의 보수적인 접근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진단키트 기업들이 4월까지 수출 호조를 보이다가 5월부터 고전하다보니 각 진단키트 기업 가치 산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이 산업에 대한 실체를 어느 정도 파악한 만큼 기업 가치도 냉정하게 재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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