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의 남자 황각규, 갑자기 물러난 이유는
혁신·변화 시급하다는 공감대, 신동빈 회장 신임 잃었다는 평가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가운데)과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오른쪽).


[팍스넷뉴스 최홍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오른팔이었던 황각규 롯데그룹 부회장이 롯데지주 대표 자리에서 물러났다.


롯데는 1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등 어려운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혁신과 변화가 시급했다는 게 롯데의 설명이다.


롯데는 매년 연말에 정기임원인사를 단행해 왔으나 미래 대비를 위해 새로운 인물을 발탁하고 그룹의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집중하기 위한 임원인사 및 롯데지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임원인사에서 그간 롯데그룹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롯데지주 대표이사 황각규 부회장의 퇴진이 주목된다.


롯데지주는 "그룹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해 황각규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용퇴했다"고 부연했다.


황 부회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비즈니스 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젊고 새로운 리더와 함께 그룹의 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단 황 부회장은 롯데지주 이사회 의장으로서의 역할은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롯데의 이같은 결정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그간 명실상부한 신동빈 회장의 2인자로서 황 부회장의 입지가 탄탄했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최근 황 부회장을 보는 신 회장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롯데지주 대표이사에 송용덕 부회장의 이름을 추가한 게 대표적 근거라는 설명이다. 공교롭게도 세 사람은 모두 1955년생으로 동갑내기다. 


기존 신 회장과 황 부회장으로 이뤄진 2인체제 대신 송 부회장까지 더한 3인체제로 운영한 것은 황 부회장의 입지가 예전만 못해졌다는 분석이다. 황 부회장 입장에서는 그동안 혼자 누렸던 2인자 역할의 절반을 송 부회장과 나누게 된데다 자신을 견제할 수 있는 동등한 지위의 인물이 등장했다는 점이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재계에서는 신 회장 구속 이후 경영에 대한 기본 틀을 바꿨을 것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전과는 달리 모든 사안을 직접 챙기기 시작하면서 황 부회장의 입지 역시 좁아졌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대외악재까지 겹친 것도 이번 인사를 더욱 부채질 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신 회장이 올초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사장단을 대상으로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당시 신 회장은 "듣기 좋은 이야기를 하지는 못할 것 같다"면서 "우리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직원들에게 변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심어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데 아직까지 미흡한 점이 있는 것 같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황 부회장의 후임으로는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 사장이 내정됐다. 이동우 사장은 롯데백화점으로 입사해 경영지원, 영업, MD 등을 두루 거쳤으며 롯데월드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이동우 사장은 2015년부터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를 맡아 롯데하이마트와 롯데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 및 안정적인 성장을 이끌어 냈다"면서 "그간의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롯데의 혁신과 위기 극복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롯데지주는 대표이사 신규 선임과 함께 내부 조직개편에 나섰다. 롯데지주의 경영전략실은 '경영혁신실'로 개편했다. 그룹의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 발굴과 계열사 간 시너지 창출 전략 등을 모색하는 데 집중해 나갈 예정이다.


롯데지주 경영혁신실장으로는 롯데렌탈 대표이사 이훈기 전무를 임명했다. 이훈기 실장은 전략과 기획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인물이다. 롯데케미칼 타이탄 대표이사, 롯데렌탈 경영기획본부장을 역임했으며 2019년부터 롯데렌탈 대표이사로 보임하며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했다.


현 경영전략실장인 윤종민 사장은 롯데인재개발원장으로 이동해 그룹의 인재 육성에 전념할 예정이다.


롯데물산 대표이사 김현수 사장은 롯데렌탈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롯데물산 대표이사로는 롯데지주 류제돈 비서팀장이 내정됐다.


기존 전영민 롯데인재개발원 원장은 롯데액셀러레이터 대표이사로, 롯데하이마트 신임 대표이사로는 황영근 영업본부장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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