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벤처투자 업계에 따르면 에프앤에프가 벤처투자사 설립을 추진한다. 아직 초기 단계로 법인명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하반기 중 벤처투자 전문 자회사 설립을 목표로 내걸고 관련 작업을 진행 중이다. 

에프앤에프는 최근 들어 여러 벤처펀드와 사모펀드 유한책임출자자(LP)로 참여하면서 벤처투자 시장에 관심을 나타내왔다.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벤처투자 시장 진출을 위해 '벤처 투자 및 기타 금융 투자업'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에프앤에프는 'IMM Style 벤처펀드 제1호(운용사 IMM인베스트먼트)'와 'M&F FASHION FUND(무신사파트너스)', '마이다스 제2호 사모투자합자회사(마이다스프라이빗에쿼티)' 등에 LP로 참여하고 있다. 또 국내 패션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에는 직접 투자를 집행하기도 했다. 

에프앤에프가 설립을 추진 중인 법인 형태는 신기술사업금융회사(이하 신기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신기사는 설립에 필요한 최소 자본금 요건이 100억원으로 설정돼 있어 비교적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창업투자회사 등과 비교해 투자 영역에 제한에 크지 않다는 점 때문에 주로 에프앤에프 같은 자금력이 풍부한 상장 법인들은 벤처투자 자회사로 신기사를 선호한다. 

현재 에프앤에프는 신기사 설립에 참여할 인력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에프앤에프 측에서는 국내 주요 벤처캐피탈에 소속돼 있는 연령 30대~40대 초반 수준 중견급 심사역을 만나면서 설립멤버 참여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에프앤에프의 신기사 설립 추진 배경에는 신성장 동력 발굴 외에도 2세 경영을 준비하기 위한 사전 작업 성격도 띠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에프앤에프는 해당 신기사에 김창수 대표의 두 아들인 승범·태영 형제가 설립멤버로 참여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대인 두 아들이 신기사에서 투자 전문성을 키우고 여러 산업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을 쌓으려는 목적이다. 벤처투자 경험이 앞으로 에프앤에프를 경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향후 에프앤에프는 신기사 설립을 완료한 후 외부 자금을 모아 펀드를 만드는 것보다는 자체 자금을 활용한 펀드 조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벤처투자 업계 관계자는 "에프앤에프가 트렌드에 맞고 미래 지향적인 투자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연령대가 어린 심사역을 대표 혹은 임원으로 채용하려는 것 같다"며 "앞으로 해당 신기사에 김창수 대표의 두 아들이 설립멤버로 참여해 외부에서 채용한 경영진과 함께 회사를 이끌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에프앤에프 관계자는 "신기사 설립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다"며 "관련 사안과 2세 경영 준비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