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전경진 기자] 기업공개(IPO)를 추진해온 신약 개발사 PH파마가 상장 대표 주관사를 대신증권으로 교체했다. 오는 2021년 코스닥 시장 입성을 목표로 기업실사부터 새롭게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PH파마는 상장 대표 주관사를 대신증권으로 교체하고 주주들에게 변동사항을 공지했다. 기존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KB증권과는 주관 계약을 해제하거나 해제를 앞두고 있다. PH파마는 증권사 한곳을 더 추가해 주관사단을 구성할지를 놓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초 상장을 자진 철회했던 PH파마는 주관사 교체를 통해 2021년 코스닥 입성을 재추진한다는 계획이다. PH파마는 지난 2월 17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지만 심사가 길어지면서 6월 23일 자진 철회했다. PH파마는 기존 예비심사 청구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거래소의 요청 사항을 반영해 새로운 상장 전략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상장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기술 특례 제도를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PH파마는 2019년 12월 복수의 외부 전문 평가기관으로부터 A, BBB등급을 받으면서 신약 개발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은 만큼 상장 방식에 변화를 줄 이유는 없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해 취득한 기술 등급의 유효기간이 지난 만큼 상장 예비심사 청구 전에 외부 전문기관에게 기술성 평가는 재차 의뢰될 것으로 보인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기술성 평가를 다시 한번 진행해야 하지만 올해에도 연구 성과가 지속해 나타나고 있는 만큼 기술특례 제도를 활용한 상장을 추진하는 데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PH파마는 2015년 설립된 신약 개발업체다. 현재 한국과 미국에 연구소를 두고 녹내장치료제(PHP-201)와 비알콜성지방간염 치료제(PHP-303)를 주력으로 개발 중에 있다. PHP-201은 현재 미국과 국내 임상2상 시험까지 마쳤다. PHP-303는 미국에서 임상1상이 진행되고 있다. 

중장기 과제로 항체 기술을 활용한 항암제 개발도 진행 중이다. 올해 미국 벤(VennDC, Venn Therapeutics의 자회사)사와 1억달러(1200억원) 규모의 '항체-약물 결합체'(ADC) 항암제 개발과 관련해 공동 연구 과제 및 기술수출(L/O) 계약을 체결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도 거뒀다. ADC기술은 항체에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을 제거할 수 있는 약물을 합쳐 치료하는 기술이다. 양사는 다양한 ADC 후보군을 개발해 나갈 방침이다.

상장을 앞두고 한차례 고비를 맞았지만 PH파마의 기술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여전히 높다. PH파마는 지난해부터 UTC인베스트먼트, SBI인베스트먼트, KB증권, 메리츠증권, 코어자산운용, DS자산운용, 유진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메이플투자파트너스 등으로부터 200억원안팎의 투자를 유치했다. 

PH파마의 최대주주는 허호영 대표이사로 지분 40.8%를 보유중이다. 지난해 매출은 2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거두진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