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필요자금 '최대 7조'…현금 마련 분주
설비투자 6조~7조, LG화학 소송비용까지…석유광구·자회사 지분 매각 추진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과의 소송 합의금, 2차전지를 비롯한 설비 투자 등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필요한 자금이 최대 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에만 2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대규모 자금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페루 광구, SK루브리컨츠 지분 등 보유 자산을 현금화해 급한 불을 끄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1년 내에 써야 하는 자금 규모는 최소 5조1000억원에서 7조60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20년 2차전지 공장, 소재 공장 등의 설비투자(CAPEX)는 3조~4조원이다. 2021년 역시 약 3조원의 CAPEX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LG화학과의 소송에 따른 합의금도 마련해야 한다.


내년 상반기 이전에 만기가 도래하는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규모도 만만치 않다. SK이노베이션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1년 내 갚아야 하는 CP는 9450억원, 회사채는 6800억원이다. 차입금 상환을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총 1조6000억원을 사용해야 한다. 


올해 1분기와 2분기 발생한 2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도 문제다. SK이노베이션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 1분기 1조775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439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 규모가 2조2149억원에 달했다. 


예상치 못한 2조원이 넘는 반기 손실에 SK이노베이션은 중간배당을 중단하는 등 현금 유출을 최소화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시행하던 중간 배당을 올해는 실적 악화와 신성장 사업 투자를 위해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핵심 사업회사 지분 등 보유 자산 매각 움직임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씨티그룹 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SK루브리컨츠 지분 100% 중 최대 49%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SK루브리컨츠의 기업가치를 3조~4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SK루브리컨츠 외에도 '88, 56 페루 석유광구' 두 곳을 남미, 아프리카 석유개발 전문기업인 플러스페트롤에 10억5200만달러(1조25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88, 56 페루 석유광구는 매년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석유개발 부문의 핵심 캐시카우다.


100% 자회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상장도 조단위 현금을 끌어모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SKIET의 기업가치는 5조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이중 SK이노베이션이 30%의 지분을 구주 매출 분량으로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확보할 수 있는 자금은 1조~2조원 수준이다. SKIET는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 내에서 분사한 곳이다.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과 플렉시블(접히는)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커버 윈도를 생산 및 판매하고 있다. 


신용평가 업계 관계자는 "현금창출력 약화를 예상하는 상황에 배터리 사업의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차입금이 증가하는 점 등은 SK이노베이션의 현금흐름과 재무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라며 "다만 추가 차입 여력, 보유 자산 매각 등으로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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