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기 기자] 제약·바이오업계가 2분기 실적 발표를 마친 가운데 영업이익률을 부쩍 높인 기업들이 '어닝 서프라이즈'를 터트리면서 살아남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3월부터 가속화된 코로나19 팬데믹(전세계 대유행)은 제약·바이오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주목할 점은 몇몇 기업의 경우, 코로나19 유행 시기를 오히려 성장 기반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지속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기술력을 쌓은 기업들이 높은 영업이익률과 함께 웃었다.

바이오시밀러 '쌍두마차'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표적이다.

셀트리온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4288억원, 18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2.5% 오른 매출액은 시장 컨센서스와 큰 차이 없었으나 118.1% 뛰어오른 영업이익이 주목을 받았다.

이동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영업이익의 경우 컨센서스를 약 20% 상회하면서 어닝 서프라이즈가 됐다"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률이 40%대에 이를 것 같다"는 평가로 이익률 대폭 성장에 따른 큰 폭의 흑자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연구원은 특히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전 품목의 고른 성장 속에 공장 증설 효과를 보면서 이익률이 갈수록 개선되는 것 같다"고 투자 효과를 설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분기 영업이익 811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54억원 적자와 비교할 경우, 2분기로 한정하면 처음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률 26.4%로 지난 1분기에 이어 25% 이상의 개선된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서근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CMO(의약품위탁생산) 수주 확대가 이뤄졌다"고 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면미팅의 어려움을 인지한 뒤 가상 시스템을 도입, 꾸준한 마케팅 활동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고 했다.

제약업계에선 유한양행과 종근당이 2분기에 힘을 냈다. 우선 유한양행은 기술 수출과 함께 의약품 매출 증가 등이 어우러지면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4.9%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8993.2%, 무려 90배 가까이 증가하는 대박을 이뤄냈다.

유한양행은 "비소세포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 기술료 유입이 컸다. 지난 4월 얀센으로부터 레이저티닙 개발 진행에 따른 기술료 432억원 중 70% 정도인 300억원을 일시 반영했다"며 몸을 낮추고 있으나 시장에선 기술료가 좋은 타이밍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의 발판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종근당은 2분기 매출액 3132억원을 기록,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17.6% 올랐고 영업이익은 90.9% 늘어난 363억원을 찍었다. 만성질환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코로나19 여파에도 소비자들이 변함 없이 찾는 원동력이 됐다. 이익률 향상과 연결됐다.

진단키트 업체의 급성장도 빼 놓을 수 없다. 특히 수젠텍 83%, 오상헬스케어 79%, 랩지노믹스 63%, 씨젠 60% 등 이익률이 상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다.

진단키트업체 관계자는 "중국 등 다른 나라에서 생산하는 코로나19 진단키트도 있었지만 품질과 정확도에서 한국산이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은 게 사실"이라며 "다른 곳도 아닌 각국 정부가 앞다퉈 한국산 키트 확보에 나서면서 업체들 이익률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기술력이 높은 이익률로 이어졌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