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무슨 일이
고전하는 식품계열사, 올해도 신동빈‧日롯데 현금창구?
②코로나19로 수익 감소에 재무 상태도 악화, 원재료 외상매입 늘려 유동성 확보


[팍스넷뉴스 이호정 기자] 롯데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왔던 식품계열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실적과 재무 상태 모두 악화됐다. 따라서 올해도 신동빈 회장 등 오너일가와 일본 롯데의 현금창구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이들 계열사는 올 상반기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동시에 원재료 등의 외상 매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유동성 확보에 몰두했다. 


25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3사는 올 상반기 연결기준 3조1815억원의 매출액과 103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2% 줄고, 영업이익은 23.6% 감소한 금액이다. 이로 인해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4.2%에서 3.5%로 0.7%포인트 하락했다.


구체적으로 롯데제과는 2019년 상반기 대비 3.7% 줄어든 9987억원의 매출액과 3.2% 늘어난 43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들였다. 롯데칠성음료(1조1054억원)와 롯데푸드(8498억원)의 매출액은 이 기간 각각 11.7%, 4.7% 줄었고, 영업이익(칠성 355억원, 푸드 240억원)은 45.8%, 11.7%씩 감소했다.


3사의 실적 악화는 코로나19 여파가 컸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이들 회사의 주요 판매처인 할인점 등 오프라인 채널을 찾는 소비자가 국내외 할 것 없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설탕과 유지류 등 원재료는 생산차질로 가격이 폭등한 까닭이다.


실제 3사는 올 상반기 판매관리비로 8146억원을 지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 감소했는데, 이는 임직원(비정규직 포함) 수가 같은 기간 1만3003명에서 1만2531명으로 472명 줄어든 영향이 컸다. 반면 설탕 등 원재료 비용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매출원가는 매출 감소로 금액 자체는 6%(2조1668억원→2조358억원) 줄었지만, 비중은 68.1%에서 68.9%로 늘었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 속에서도 수익 방어를 위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지만 롯데제과를 제외하면 재미를 보지 못했던 셈이다.


문제는 벌이가 줄면서 이들 회사의 재무 상태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설비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3사의 차입금 총합은 올 상반기 2조7935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882억원이나 늘어났다. 더불어 이 영향으로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 역시 127.5%로 같은 기간 3.8%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3사는 설탕 등 원재료를 외상으로 사들이는 방식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일본 불매운동 및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되면서 소비패턴 변화로 수익 개선이 쉽지 않은 가운데 이자부담은 확대된 만큼 자금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인위적 조정에도 얻은 성과는 크지 않았다. 거래처에 외상으로 주는 물량을 늘렸지만 제품 판매 자체가 원활치 않다 보니 재고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기업 운영에 필요한 자금인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부담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실제 3사의 올 상반기 매입채무액은 3775억원으로 작년 말에 비해 1000억원 늘었고, 매출채권(6940억원)과 재고자산(7313억원)은 각각 561억원, 1070억원씩 증가했다. 이로 인해 운전자본 부담이 631억원(9847억원→1조478억원)이나 커지면서 영업을 통해 유입된 현금은 286억원(3772억원→3486억원) 줄었다.


신동빈 회장과 일본 롯데의 현금창구 역할을 했던 식품계열사의 사정이 좋지 못한 셈이다. 그럼에도 관련업계는 롯데 식품계열사가 변함없이 배당 등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적자를 입은 과거에도 현금배당을 했기 때문이다. 식품계열사의 부담이 더 커진 셈이다. 


앞서 롯데제과는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올 3월 83억3600만원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는데, 이중 12.8%에 해당하는 10억7021만원을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 등 오너일가와 일본 롯데홀딩스가 수령했다. 아울러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 역시 이 기간 신동빈 회장 등에게 각각 15억3149억원, 7억3794억원을 배당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배당확대 기조와 롯데 식품계열사 지분을 오너일가 등이 대량 보유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수익과 별개로 현금배당에 나설 것"이라며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주류부문의 경영여건 악화로 순적자를 기록했던 2018년과 2019년 모두 현금배당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로 롯데 식품계열사의 경영난이 이어지긴 하겠지만 보유하고 있는 현금만 해도 7000억원(상반기 기준 제과 3168억원, 칠성음료 2450억원, 푸드 1556억원)이 넘는 만큼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롯데 식품계열사가 외부 리스크에 노출돼 있는 만큼 배당도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모든 대기업이 더 심한 경기 침체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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