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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파이(De-fi)' 서비스의 민낯
김가영 기자
2020.08.28 08:00:13
참여자 적고 중앙화된 서비스 일색...기존 자산운용사 차별화 전략 없고 '리스크↑'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6일 09시 37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가영 기자] '더 타임즈 2009년 1월 3일 은행권 두번째 구제금융을 앞두고 있는 영국 재무장관(The Times 03/Jan/2009 Chancellor on brink of second bailout for banks)'

비트코인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가 첫 번째 블록인 '제네시스 블록'에 기록한 문구다.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은행과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전통 금융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깊어졌다. 비트코인은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중개인 없이도 가능한 P2P 거래 네트워크를 제안한 것이다. 


최근 블록체인 업계에 '디파이(De-fi, 탈중앙화 금융시스템)열풍'이 거세다. 체인링크, 메이커, 컴파운드 등 디파이 관련 코인 시세는 연일 치솟고 있다. 여러 블록체인 기업이 코인을 활용한 결제, 스왑거래, 예치, 대출, 스테이킹(Staking, 네트워크 운영 보상 지급) 등 각종 금융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결제 기능만 있는 비트코인과 달리 디파이 서비스는 스마트 컨트렉트와 노드 운영 등 블록체인의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지금과 같은 디파이 서비스를 예상했을지는 모르지만 중개인 없는 금융 서비스가 태동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금융시스템이라고 하기에는 참여자가 적고, 탈중앙화라고 하기에는 중앙화된 서비스가 많다는 점이다. 현재 디파이 서비스는 극소수의 가상자산 투자자를 위해서만 존재한다. 디파이 정보사이트인 디파이펄스에 따르면 디파이 플랫폼에 예치된 자금 규모는 25일 기준 68억7000만달러(약 8조원)에 달한다. 그 중 대부분은 아베, 메이커, 컴파운드 등 대출 플랫폼의 보증금으로 묶여있다. 이것은 소수의 거액 투자자들이 맡겨둔 돈이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 수는 약 50만명으로 추정되며 이 중에서도 디파이 서비스를 이용할 만큼 적극적인 투자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전세계로 시야를 넓혀도 디파이 참여자가 거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애초에 가상자산 대출이나 예치는 거래금액이 크지 않으면 이용할 필요가 없는 서비스다. 거기에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지식 없이는 서비스에 접근하기도 어려워 개미 투자자들은 디파이에 발도 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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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앙화'가 마케팅 문구로 전락했다는 것도 문제다. 디파이가 유행하자 가상자산 거래소를 비롯한 블록체인 업체들도 디파이 서비스를 내놨다. 서비스 운영 업체가 직접 회원의 자산을 관리 및 운용하거나 대출을 해주기 때문에 사실은 중앙화 된 서비스다. 


원래 디파이 예치 서비스는 지분증명(PoS)이나 위임지분증명(DPoS) 방식의 합의알고리즘을 사용하는 코인만 가능하다. 일정 수량 이상의 코인을 묶어두고 노드를 운영하면 자동으로 운영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은행에서 지급하는 이자와 비슷하다. 


이와 달리 비트코인, 이더리움은 작업증명(PoW)방식의 합의알고리즘이기 때문에 예치를 해도 운영 보상이 없다. 거래소는 디파이를 내건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예치하면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고 보장한다. 실상은 은행보다 보안수준은 낮고 리스크는 높은 중앙화 서비스일 뿐이다.


최근 만난 국내 한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야심 차게 준비해 내놓은 코인 예치 서비스가 회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운영 보상이 없는 작업증명(PoW)방식의 코인은 회원들에게 어떻게 이자를 지급하냐'고 묻자 "예치된 회원자산을 믿을만한 가상자산 운용 업체가 운용해 수익을 내고 이자를 지급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한 명의 회원이 한꺼번에 많은 비트코인을 예치해 목표금액을 채우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운용을 하다가 손해를 볼 수도 있는데'라고 되물었더니 "그런 일이 없도록 해야겠죠"라는 모호한 답변이 돌아왔다. 이것이 현재 가상자산 거래소 중심의 디파이 서비스의 민낯이다.


사토시 나카모토가 원했던 금융의 형태가 이런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다. 디파이를 구호에만 그치게 둘 것인가. 디파이 시장은 소수의 거액 투자자를 위한 놀이터로 변질됐고 일부 서비스는 더 중앙화됐다. 탈중앙화라는 가치를 잃지 않으면서도 사용자에게는 더 친절한 서비스가 등장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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