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서울특별시가 구체적 시설 계획이나 예산 확보없이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해 매각을 방해하고 있다는 대한항공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28일 입장문을 내고 송현동 부지의 문화공원 결정을 위한 기본계획은 수립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는 대한항공이 이날 서울시를 향해 "송현동 부지에 문화공원 지정 강행은 사유재산인 송현동 부지의 실질적인 매각을 막는 사실상 위법성 짙은 '알박기'"라고 비판한데 따른 반박이다.  

서울시 측은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공원을 조성하고 이후 시민, 전문가 등과 공론화를 거쳐 역사·문화·장소적 가치를 고려한 공원 내 문화시설 건립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시에 거주하는 온라인패널 3082명을 대상으로 송현동 부지 활용방안 마련을 위한 시민의견조사를 진행했다.

서울시는 송현동 부지 매입과 공원화 구상은 이미 1년 넘게 진행돼왔다고 주장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초 한진그룹이 부지 매각 입장을 발표한 이후 그해 8월부터 그룹 측에 매입 의사를 전했다"며 "지난해에는 한진그룹이 내부사정상 협의가 어려웠지만 이후 몇 차례 만나 협의를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재원조달에 대한 구상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측은 "공원조성에 따른 재원조달은 지구단위계획 결정(변경)안에 포함해 공고했다"며 "도시관리계획 변경절차에 따라 이행 중이기에 위반 사항은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최근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 북촌 지구단위계획 내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은 결정안 자문을 상정하고, 올해 안에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하기로 계획했다. 부지 보상비는 약 4700억원으로 책정하고 2022년까지 나눠 지급하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토지주(대한항공)와 협의가 완료되면 그 시점에 감정평가를 통해 가격을 최정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감정평가는 2인 이상의 감정평가업자에 의뢰해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 주변 시세, 개발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적정가격이 책정된다.

한편, 대한항공은 경영정상화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대한 높은 가격에 송현동 부지를 매각해야 하는데, 인·허가권을 쥐고 있는 서울시가 매입해 공원조성에 나설 것이란 강력한 입장을 연거푸 밝히면서 매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양측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중재회의를 거치고 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매각가와 지급방법 등에 대한 이견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