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에 대한 공동투자를 제시한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안을 받아들일 경우,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에 대한 인수금액 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채권단도 이를 염두해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산은 채권단이 제시한 공동투자 안건에 대해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 답변을 줄 전망이다. 채권단도 현산에 "오래 기다릴 수 없다"고 전달한 데다,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가 좋지 않아 경영정상화 작업도 속도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현산이 채권단 안을 받아 들일 경우 구주 가치를 다시 산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현산은 당초 지난해 12월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30.77%를 3228억원에 인수하고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를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아시아나항공의 실적과 재무에 비상이 걸렸다. 아시아나항공 자본잠식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49.8%로 악화됐다. 그나마 채권단의 지원으로 지난 6월 말 발행했던 영구채 3000억원과 지난 4월 늘린 신용한도(크레딧 라인) 1조7000억원 덕에 2분기 말 완전 자본잠식을 피할 수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현산은 구주 가격의 대폭적인 할인을 요구할 수 있다. 채권단도 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의 공동투자 안건에 긍정적인 답변을 건넨다면 구주 가치를 재산정하는 협의를 거치는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현산이 원한다면 구주 상각 문제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산의 답이 부정적이라면 바로 플랜B를 가동할 것이기 때문에 플랜B로 구주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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