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치료제' 개발의 빛과 그림자
개발실패 후폭풍 우려 목소리 "객관적 데이터 없이 막연한 기대감, 진실 왜곡하는 것"

[팍스넷뉴스 민승기 기자] "국내 언론만 보면 한국은 이미 '코로나19 치료제 ' 개발에 90% 이상 성공한 것 같다. 기초연구에서 효과가 나올 때까지 용량을 높여서 투여하면 효과가 없는게 더 이상하지 않겠느냐."


국내 제약사가 개발중인 '코로나19 치료제' 국내 임상을 담당하고 있는 한 감염내과 교수의 말이다. 그럴싸한 말로 포장해 주가 띄우기에 급급한 일부 기업들을 향한 쓴소리다.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 속에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너도나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특히 다른 질환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약물재창출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들은 주식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경쟁하듯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을 알리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외부 공개를 하지 않는 실험실 연구, 전임상(동물실험) 결과 등 기초연구에서의 코로나19 사멸효과를 강조하는 기업까지 나왔다. 심지어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용량을 높여 투여하는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부터 투자는 투기로 바뀌기 시작했다. 실제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월20일 이후 일부 기업들의 시총은 막연한 기대감으로 적게는 2배, 많게는 10배 가까이 치솟았다.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이들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의료계와 제약업계 내부에서 '개발 실패로 인한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계속 되고 있다. 막연한 장밋빛 전망은 산업 전체의 신뢰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개의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1만번의 실패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후보물질 확보에서부터 출시까지 신약개발 성공 확률은 0.02%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이는 신약개발 과정에서 대부분이 실패한다는 뜻이다.


다른 치료제로 개발하거나 개발된 약을 코로나19용으로 다시 개발하는 약물재창출을 통한 신약 개발도 마찬가지다.  약물재창출 방식은 개발 기간을 단축시켜주지만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지는 않는다.


신약 개발은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자물쇠(질환) 구조에 맞는 열쇠(신약)를 찾는 방식이다. 맞춤형 열쇠를 만들어도 자물쇠가 열릴 확률은 희박하다. 하물며 다른 자물쇠를 열기 위해 만들어진 열쇠가 맞아 떨어질 확률은 더 낮을 수 밖에 없다.


약물재창출을 통한 신약개발 가능성을 모두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고혈압 치료제로 개발됐지만 향후 발기부전 치료제로 거듭난 비아그라 등 다수의 약물재창출 성공사례도 존재한다. 다만 명확한 임상적 근거 도출 이전에 마치 개발에 성공한 것 처럼 비춰지면 안된다. 향후 추가 임상시험을 통해 신약가치를 입증한 뒤 성과를 알려도 늦지 않다.


신약의 가치는 객관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객관적인 데이터 없이 막연한 기대감을 품게 만드는 것은 진실을 왜곡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신뢰 확보를 위해 의약품 효능·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후기 임상데이터가 나오기 전까지 침묵을 유지하던 과거의 모습을 되돌아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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