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자국 키트 '싹쓸이', 韓 기업 영향은?
키트 성격 달라 타격은 제한적…장기적으론 위협될 수도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1일 10시 4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팍스넷뉴스 김현기 기자] 미국 정부가 자국 기업이 생산한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긴급 승인한 뒤 1억5000만개를 구매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선 국내 회사들의 미국 수출 비중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당장은 타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 확진자 수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는 국가다. 1일 오전 9시 현재 621만376명을 기록, 같은 시간 391만90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2위 브라질보다 약 58.8% 가량 더 많다. 사망자도 18만7709명으로 압도적인 1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진단키트를 생산하는 다른 나라 업체들은 미국 시장을 겨냥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 기업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1~6월 사이 진단키트 수출국 중 미국은 수출액 기준으로 브라질(약 9194만 달러)과 인도(5983만 달러)에 이은 3위(5375만 달러)를 차지했다. 상반기 진단키트 총 수출액은 5억6764만 달러, 약 6740억원이다.


이런 와중에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 '애보트'가 제작하는 항원 진단키트의 긴급사용을 지난달 29일 승인했다. 이어 개당 5달러(약 5600원)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1억5000만개를 계약했다.


국내 기업들의 미국 수출 물량이 매월 줄어들고 있어, 미국 정부의 이번 계약이 생각 만큼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최근 인기가 많은 항체 및 항원 키트의 경우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긴급승인을 받은 기업이 없다.


진단키트 종류는 크게 분자진단과 항체진단, 항원진단으로 나뉜다. 이 중 코로나19 초기에 발빠르게 생산 및 수출에 나선 기업들은 콧물이나 가래에서 검체를 채취하는 실시간 유전자증폭(RT-PCR) 진단키트를 생산하고 있다. PCR은 분자진단 키트의 일종으로 정확도가 95%에 이른다. 별도의 실험 장비가 필요하고, 결과가 나오는데 6시간 걸린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된다.


반면 항체나 항원진단 관련 키트는 별도의 실험 장비 없이 키트를 이용해 빠른 시간 내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 이번에 미국 정부가 낙점한 애보트사의 항원 키트는 15분 만에 결과를 파악할 수 있다. 정확도가 분자진단 키트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다.


진단키트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경우, PCR 진단키트는 선진국 위주로, 항체 키트는 개발도상국 위주로 수출 전략을 양분하고 있다"며 "다만 미국은 확산 속도가 워낙 빠르다보니 결과가 빠르게 나오는 항체나 항원 키트의 수요가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내 각 기업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수출하는 전략을 유지하면서 키트의 질적 강화를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PCR 검사를 하는 국내 업체들의 미국 수출 비중이 낮아 다행"이라며 "방역 당국 대부분이 (국내 업체들이 강한)PCR 방식을 선호하고 있어 항원 방식을 완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의 이번 조치가 국내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뜻이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애보트 제품이 유럽이나 남미 등으로 확산될 경우 문제는 될 수 있다"고 덧붙여 장기적으론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알렸다.


국내 기업은 '레드 오션'이 되고 있는 진단키트 시장에서 품질을 끌어올려 겨울에 있을지 모를 대유행을 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CR 진단키트의 결과 도출 속도를 단축시키거나, 코로나19에 독감 등 다른 진단을 함께 하는 방식 등이 그 것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진단키트 수출과 관련된 거품은 사라졌다. 진정한 옥과 석이 가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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