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준상 기자] 대한항공의 화물수송 확대전략이 힘을 받게 됐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가 유휴여객기를 화물수송 용도로 수리개조하는 것을 승인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항공여객 수요회복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대한항공이 유휴여객기를 화물수송 용도로 수리개조를 신청한 것에 대해 개조작업 적합성 확인 등의 절차를 거쳐 최종 승인했다고 1일 밝혔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20일 여객기 'B777-300ER' 1대를 화물수송 용도로 수리개조하는 신청을 국토부에 냈다.

국토부의 승인으로 대한항공은 해당 여객기의 좌석(비즈니스 42석·이코노미 227석)을 제거한 뒤 객실 바닥에 화물을 탑재해 화물수송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작사인 보잉사의 기술검토와 항공안전감독관(서울지방항공청)의 수리개조 적합성과 안전성을 철저하게 검사했다"고 말했다. 국외에서도 브리티시항공 에어캐나다 에미레이트항공 등이 제작사 기술검토를 거쳐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을 수송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해당 여객기를 화물수송을 위해 수리개조할 경우 약 10.8톤(t)의 추가 화물 적재가 가능하게 된다. B777-300ER은 기존 하부 화물칸을 통해 22t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었지만 수리개조를 마친 뒤에는 32.8t의 화물을 수송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연초 코로나19로 국제선을 중심으로 노선운항에 차질을 빚으면서 2분기부터 전사적으로 항공화물수요를 확보하는데 주력했다. 여객기 운항이 급감해 벨리(Belly·여객기 하부 화물칸) 수송이 어려웠지만, 2분기 화물기 가동률을 전년 대비 22% 늘려 공급이 1.9% 증가하는 효과를 냈다. 적극적인 수요 유치에도 나서며 수송실적(FTK)은 전년 대비 17.3% 늘었다. 화물운임도 전년 대비 80% 급등했다. 이러한 영향 속에 대한항공의 2분기 화물 매출은 1조2259억원으로 전년 대비 94.6% 증가했다. 2분기 매출(약 1조7000억원)의 대부분을 화물 부문이 담당한 것이다.

저비용항공사(LCC)업계는 이번 국토부 승인에 주목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운항기종이 소형 여객기인 저비용항공사는 대형항공사에 비해 화물사업부문의 기반이 취약하다. 한국항공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대형항공사 2곳(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화물운송실적은 107만4562t으로 8개 저비용항공사의 화물운송실적(7만4363t)의 약 14.5배다. 

이러한 점 때문에 항공화물로 버틴 대형항공사와 달리 저비용항공사는 여객수요의 위축으로 인한 대규모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저비용항공사 1위 제주항공의 올해 상반기 여객수송은 약 284만명으로 전년(약 660만명) 대비 약 56.97% 감소했다. 제주항공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약 263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약 7026억원)보다 약 4000억원 넘게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약 30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약 148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순손실도 약 2000억원으로 전년(순이익 약 128억원) 대비 적자전환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부 LCC에서 여객기 객실 내 화물을 수송하는 계획은 안전운항기준 지침(가이드라인)에 근거해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