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검찰 기소...제동걸린 '뉴 삼성' 행보
대규모 투자 등 사업전략 차질 우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


[팍스넷뉴스 설동협 기자] 검찰이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불구속 기소' 결정을 내렸다. 앞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불기소 및 수사 중단 권고를 내렸으나, 결국 검찰이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3년6개월만에 다시 긴 시간 동안 재판절차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재계에선 삼성그룹의 오너리스크가 현실화되면서, 향후 대규모 투자 등 삼성의 사업 전략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이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수사팀은 이 부회장을 포함한 관계자 11명을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와 관련, 삼성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통해 "검찰이 설명한 내용과 증거들은 모두 구속전 피의자심문이나 수사심의위 심의 과정에서 제시돼 철저하게 검토됐던 것이다. 다시 반박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내용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수사심의위원회의 판단은 국민의 판단이며, 그렇기에 검찰은 지금까지의 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8건)을 모두 존중했지만, 유독 이 사건만 (검찰이)기소를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및 수사 중단 권고를 검찰이 따를 것으로 기대했던 삼성은 내부적으로 극도의 긴장감이 도는 모습이다. 검찰의 이 부회장 기소로 삼성은 당장 대규모 투자 등 사업 전략에 구멍이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이 부회장은 가뜩이나 미·중 갈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초격차 전략에 위기감을 드러내 왔다. 하지만 이 부회장 본인이 앞으로 수차례 재판정에 다시 설 수밖에 없게 되면서, 경영 활동에도 차질을 빚게 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이 길게는 앞으로 수년간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오너리스크가 기우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너의 공백으로 기업 전체가 휘청거린다는 논리가 미성숙한 기업의 경영 방식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란 지적이다. 그럼에도 오너의 사법리스크가 초래할 가장 큰 위험으로 '중대한 결정'이 지연된다는 점이 꼽힌다. 


대규모 투자나 대형 인수합병(M&A)을 주도할 수 있는 게 총수인데, 공백이 길어지면 추진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은 이 부회장이 구속됐던 2017년 2월 이후 현재까지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까지 '현장 경영'을 통해 전사업부문의 경영 전략을 점검해 왔다. 이 부회장은 현장에서 "가혹한 위기 상황", "경영환경이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고 있다"고 밝히는 등 위기의식을 내비치기도 했다.


특히 지난달에는 평택 반도체 2라인을 본격 가동하며, 향후 3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내놓은 상태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 5월에도 평택 공장에 파운드리, 낸드플래시 등 생산라인 증설에 18조원을 투자하는 등 반도체 초격차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이 밖에도 이 부회장은 지난 2년간 대내외 불확실성과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적극적으로 투자와 고용을 진행했다. 지난 2018년 8월 '대한민국의 미래성장 기반 구축'을 주도하겠다는 취지로 발표한 '총 180조원 투자 및 4만명 고용' 약속을 지켜낸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총수의 적극적인 활동은 사법 리스크로 언제라도 멈출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기소가 삼성으로서는 과감한 행보를 이어가기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고, 결국 삼성의 대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며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삼성물산 등 계열사들의 수주와 관련해서도 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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