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손잡은 홈플러스, 부족한 CAPEX 극복할까
온라인 강화하고 몸집 줄여 적절 M&A 밸류 만들기 돌입
신석식품 / 출처=Behance


[팍스넷뉴스 심두보 기자]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투자 회수 작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네이버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홈플러스의 기업가치 제고를 노리고 있다. 다른 경쟁사와 격차를 이종산업의 1위 기업과 협력으로 극복하려는 전략으로도 풀이된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1일 네이버 장보기 서비스에 공식 입점했다. 이외에도 GS프레시, 농협 하나로마트, 현대백화점 등이 장보기 서비스에 발을 들였다. 온라인 쇼핑 경쟁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던 오프라인 유통 강자들이 IT 공룡의 등에 올라탄 셈이다. 네이버의 참전으로 장보기 시장은 또 한 번의 격변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사모펀드의 포트폴리오인 홈플러스는 이번 협업의 결과가 앞으로의 M&A 성과로도 직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매출 정체된 홈플러스, 온라인 사업 강화가 관건


홈플러스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의 주요 포트폴리오 중 하나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약 7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직전해인 2014년 홈플러스는 7조525억원의 매출(3월말 결산)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6년까지 감소하다가 이후 다시 회복하는 모습이다. 2019년 홈플러스의 매출은 7조3001억원이다. 2014년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는 아니다.


이와 같은 시기에 온라인 장보기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15년 1조1337억원이던 쿠팡의 매출은 2019년 7조1530억원으로 가파르게 커졌다. 매출의 연평균 증가율(CAGR)이 58.48%에 달한다. 온라인 신선식품 배송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컬리(마켓컬리 운영사)의 매출은 2015년 29억원에서 2019년 4289억원으로 믿어지지 않을 수준의 성장을 이뤄냈다. CAGR은 무려 247%다. 이들은 대규모 당기순손실을 감내하면서 온라인 시장 지위 확보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 동안 경쟁사에 비해 미래 이윤 창출을 위한 지출(CAPEX)을 낮게 유지한 홈플러스는 온라인 경쟁력 확보가 뜨거운 감자였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8월 보고서에서 "(홈플러스의) 연간 CAPEX 규모는 1000억원 내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대형 오프라인 기반 유통업체의 평균 투자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커머스 산업 전반의 심화된 경쟁강도와 공급채널의 확대 추세 등을 감안할 때, 현 투자수준으로 오프라인과 온라인 부문의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컨설팅 업계의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매출 정체는 온라인 시장에 대한 대응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면서 "홈플러스의 네이버 장보기 입점은 단기간 내 빠르게 온라인 매출을 늘릴 수 있는 발판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신선식품 분야에서 오랜 업력을 지닌 홈플러스는 온라인 주문 고객에게 좋은 선택지가 된다"면서 "전국에 대형지점을 둔 홈플러스는 물류 거점 역할에 제격이어서 온라인 매출의 수익성이 클 것"이라고 전했다.


네이버 장보기에 입점한 홈플러스 / 출처=네이버 캡처


네이버는 이미 쇼핑 카테고리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쇼핑의 거래액은 20조9249억원에 달했다. 이는 쿠팡(17조771억원)과 이베이코리아(16조9772억원)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지난해 '동네시장 장보기 서비스' 시범 운영을 통해 노하우를 쌓은 네이버가 여러 화곡본동시장, 봉천제일시장 등 지역 시장에 이어 대형 유통업체와 함께 본격적으로 신선식품 시장 공략에 나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홈플러스도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해오던 터라 네이버와의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홈플러스는 사업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는 '올라인(All Line)' 플레이어로 뛰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온라인 물류센터를 짓는 대신 전국 홈플러스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더해 오프라인 장보기와 온라인 배송이 공존하는 매장을 만들겠다는 전략이었다.


◆자산·부채 줄이는 홈플러스, M&A 몸 만들기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 매장 매각을 통해 투자 회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7월 홈플러스는 안산점과 대전탄방점 매각을 확정했다. 투자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애초 홈플러스를 인수할 때부터 부동산 가치는 M&A의 중요한 요소였다"면서 "궁극적으로 홈플러스를 누군가에게 매각해야 하는 사모펀드의 입장에서 자산을 팔아 몸집을 줄이고 거점 매장의 수익성을 높이는 작업은 필수적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오프라인 축소, 온라인 강화' 트렌드는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BK파트너스는 자산과 차입금 모두를 줄이면서 미래의 홈플러스 매각 작업에 대비하고 있다. 유통 사업상 필수적인 자산만 유지한 채 몸집을 줄임으로써 잠재적 인수자의 폭을 넓히기 위한 단계로 풀이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사모펀드는 투자 회수를 조기에 단행해 평균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MBK파트너스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할 당시 우리은행과 NH투자증권 등으로부터 4조3000억원 규모 인수금융을 조달했다. 또 7000억원은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확보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20년 7월 말 인수금융 잔액은 1조9000억원이며, RCPS 잔행은 원금 기준 6000억원이다. 이중 잉여현금을 통한 차입금 상환은 약 32000억원이고, 나머지 2조2000억원의 차입금을 자산매각과 S&LB 등을 통해 상환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자산매각과 S&LB에 의존적인 차입금 상환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은행 관계자는 "좋은 가격에 부동산을 판다고 하더라도 투자 회수의 화룡정점은 홈플러스 지분 매각"이라면서 "네이버와 협업의 성과가 수치로 확인된 이후 홈플러스 매각이 진행되지 않겠느냐"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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