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하지만 다른' 한투證·NH證 옵티머스 해법
주주구성·판매규모 따라 배상방식 결정..."배상 책임 회피하려는 속셈" 지적 여전


[팍스넷뉴스 조재석 기자]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이하 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한 유동성 선지급안을 발표하며 피해원금의 최대 70%까지 금액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이어진다. 지난 7월 같은 비율로 투자자 수용을 이끌어낸 한국투자증권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두 증권사의 해결책은 비슷해 보이지만 '고객별 보상금액 차등'과 '사후정산 가능성'에서 차이가 있다. 일부 NH투자증권 옵티머스 피해자들은 이번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한 채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투자자간 합의가 자칫 난항을 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NH투자證 피해자 "사후정산 아닌 일괄 선보상 바란다"


3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자사 옵티머스 투자 피해자들에게 공문을 보내 손실보전 합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지난 8월 말 이사회를 열어 투자원금의 최대 70%를 선제적으로 지급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환매 중단 이슈가 불거진 지 2개월 만의 조치다. 


NH투자증권에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7월 옵티머스 관련 판매금액 287억원 중 70%에 해당하는 금액을 자사피해 투자자들에게 우선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지급액은 회사 손실로 계상돼 향후 분쟁조정 결과와 상관없이 투자자들이 온전히 소유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나머지 30%에 대해서도 이달 말까지 지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을 밝혔다. 현재 94명의 한국투자증권 옵티머스 피해 투자자 전원이 해당 제안을 수용한 상태다.


NH투자증권와 한국투자증권은 보상 비율만 놓고 봤을 때 동일하다. 개인투자자가 3억원을 투자했을 경우 투자원금의 최대 70%를 돌려받는 구조다. 다만 '사후 정산'과 '차등 배상'이라는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NH투자증권은 추후 분쟁조정 결과에 따라 선지급액을 회수하거나 추가로 지급할 가능성이 있는 방식을 택했다.


NH투자증권이 제시한 내용에 따르면 3억원 이하의 개인고객은 70%, 10억원 미만은 50%, 10억원 이상은 40%를 지원할 계획이다. 현재 NH투자증권을 통해 옵티머스 펀드에 가입한 개인투자자는 881명이고 법인 168명으로 총 1049명에 달한다. 그중 약 77%가 3억원 이하의 개인고객이다. NH투자증권의 옵티머스 펀드 총 판매액은 4327억원에 달한다.


NH투자증권 옵티머스 피해자 비상대책위원는 "투자금액별로 배상에 차등을 두는 방식은 판매사가 부담해야할 배상금을 최소화시켜 다수의 피해자들을 입막음하려는 행위"라며 "유동성을 먼저 지원하고 향후 법적 책임을 가려 지원금을 다시 회수하겠다는 건 피해자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들은 사후정산이 아닌 선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유동성 지원은 만기상환 지연에 따른 고객들의 2차 피해를 줄이고 판매사로서의 도의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조치였다"며 "자녀 학자금, 주택자금 등 단기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상대적 소액고객들에게 더 높은 비율로 지원하는 것이 유동성 공급 취지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주주구성·판매규모에 따라 배상방식 나뉘어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같은 상품을 판매했지만 다른 방식을 택하게 된 것은 '주주구성'과 '판매금액'에 따른 차이에서 비롯됐다.


업계에서는 NH투자증권이 코스피 상장기업인만큼 배상 결정 과정에서 주주들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었을 거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NH투자증권의 최대주주 NH금융지주의 지분은 49.11%에 그친다. 소액주주가 43.15%, 국민연금이 10.52% 가량을 소유하고 있다. 반면 한국금융지주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훨씬 더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했을 거란 추측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이 옵티머스 배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박상호 삼일회계법인 고문 등이 사외 이사직에서 퇴임한 것으로 전해진다"며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선 NH증권 내부에서 투자자 지원안을 두고 의견 대립이 벌어졌을 거란 추측이 나온다"고 말했다.


판매금액 차이도 영향을 줬다. 옵티머스 관련 펀드 최다 판매사인 NH투자증권은 판매 금액만 4327억원에 달한다. 만약 NH투자증권이 한국투자증권과 동일한 방식으로 배상을 지급할 경우 피해금액의 70%에 해당하는 3000억원을 일시에 지불해야하는 입장에 놓인다. 연결 제무재표 기준 NH투자증권의 2분기 당기순이익 2305억원을 훨씬 웃도는 금액으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에 NH투자증권은 투자 경험이 높고 상대적으로 유동성 여유를 갖춘 법인 고객에게 지급하는 비율을 낮추는 식으로 절충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옵티머스 자산운용을 통해 325억원 가량 펀드를 판매했던 하이투자증권은 앞선 두 증권사와 판매한 상품이 달라 배상 이슈에는 한발 물러서 있는 상태다.


하이투자증권이 판매한 펀드는 문제가 됐던 옵티머스의 공공기관 발주 관급공사 매출채권(공사대금채권)이 아닌 다른 '옵티머스스마트3호'로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엘비가 300억원 가량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판매금 325억원 중 25억원은 현재 운용사를 변경한 뒤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는 펀드"라며 "나머지 300억원에 관해선 옵티머스스마트3호 가입사 에이치엘비와 소송을 진행하고 있어 자세한 내용은 공유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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