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개발사업 실종…5년간 매출 3조 감소
①분양→임대 전환…서울에 마곡·위례급 대형 사업장도 없어

[팍스넷뉴스 김진후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는 전국에서 가장 사업성이 좋은 서울 땅을 다수 확보하고 있지만 여느 도시개발공사와는 차원이 다른 고민을 갖고 있다. 한때 4조원을 넘나들던 매출이 이제는 1조원대로 줄어들었다. 대규모 실적을 기대할 수 있는 대형개발사업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그 빈자리를 임대사업이 차지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산하의 공기업이라는 특수성 탓에 서울시장의 성향이 SH공사의 사업형태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SH공사는 매출은 물론 영업이익까지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실적 반등을 기대할만한 대규모 사업장이 실종되면서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지난해 4조원을 웃도는 개발·투자 계획을 세웠지만 수익성 낮은 임대주택 사업에 편중되면서 현재의 수익구조를 탈피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출처=한국기업평가.


◆작년 매출 1.3조, 2014년 대비 3조원 감소


SH공사는 지난 5년 동안 급격한 매출 하락을 겪어왔다. 2014년 4조3641억원에서 2015년 2조5240억원으로 1년만에 '반토막'이 났다. 2017년에는 2조521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조9560억원)대비 반등의 기미를 보였지만 2018년 2조1635억원, 2019년 1조3574억원을 기록하며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014년과 비교해 5년 만에 3조원 급감한 수치다.


SH공사 설립 이래 최대 매출을 기록한 2014년은 분양사업이 활발했던 시기다. 당시 ▲마곡지구 ▲은평3-12블록 등 택지개발사업 ▲내곡·세곡2지구 보금자리주택 등지에서 분양을 진행했다. 


영업이익도 감소세를 보이는 것은 마찬가지이지만 매출 감소세와는 약간의 시차를 보이고 있다. ▲2014년 2769억원 ▲2015년 1539억원 ▲2016년 867억원으로 감소세를 이어가다가 2017년 오금·은평지구의 주택 분양과 마곡·위례지구 택지매각을 통해 3158억원을 기록, 반등에 성공했다. 2018년 다시 감소세로 돌아서 1260억원, 지난해 1228억원을 기록했다. 


◆마곡·위례 이후 대형 사업지 실종


SH공사의 수익구조는 이처럼 대규모 사업장 유무에 따라 기복이 심한 편이다. 2014년 이후 수익성 높은 주택분양사업 비중이 크게 감소했고 택지분양사업 비중도 덩달아 줄어든 탓이다. 건설사나 시행사와 달리 서울시 직속 출원기관이기 때문에 부동산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점도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가장 큰 문제는 서울 시내에 더 이상 마곡·위례 급의 사업지가 남아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SH공사의 전체 매출액 중 택지와 주택을 포함한 분양사업 비중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해당 수치는 2014년 97.3%에 달했지만 이후 점차 줄어 지난해 89.4%로 낮아졌다.


수익성이 낮은 임대주택 사업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면서 향후 매출 하락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고덕강일지구 주택 분양을 계획하고 있어 매출액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이후 대규모 사업은 선별 추진 대상이기 때문에 내년부터 매출액 감소 추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공공성이 강한 임대주택 매출을 확대하면서 수익성 역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H공사 관계자는 "올해 4월 고덕강일지구를 일부 분양했고 12월말까지 고덕강일 3지구와 위례신도시(1670가구)에서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었다"며 "코로나19로 이들 사업지의 분양 계획을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출처=클린아이 지방공공기관 공시시스템.


◆사업별 투자계획도 임대주택에 쏠려


이 같은 추세는 사업별 투자 계획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임대주택 투자계획은 1조4774억원인 반면, 주택개발 투자계획은 7330억원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임대주택 투자 일변도가 꾸준히 유지됐다. 심지어 2017년과 2018년 임대주택 투자계획은 주택개발 투자계획의 3배에 육박했다. 


지난해 SH공사의 사업 투자계획 총액은 4조4665억원이다. 이는 2015년 이후 최대 수치다. 다만 전체 투자 계획에서 주택개발사업 비중은 16.41%에 그쳤다. 반면 임대주택사업은 33.07%, 택지개발사업은 33.35%을 차지하며 주력 사업으로 자리 잡았다.


SH공사 관계자는 "대규모 사업지구가 얼마 남지 않아 상대적으로 공공 목적인 임대주택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며 "신사업으로 공공재개발사업에도 기대를 걸고 있지만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조합원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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