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보험사의 '생존' 키워드
국내 보험시장 포화·해약률↑·고용부담↑

[팍스넷뉴스 신수아 기자] 보험사의 매각설이 잇따라 불거졌다. 생보사, 손보사 할 것 없이 매각설 꼬리표를 단 보험사는 모두 외자계다. 최근 이름이 거론된 보험사들은 모두 매각설을 부인했지만, 시장은 이미 외국계 보험사의 한국 시장 '엑시트'를 점치는 분위기다. 


그 배경을 이해하고 나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국내 보험 가입자는 이미 포화상태다.  상반기 말 기준 소비자를 대상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생보사는 24개, 손보사는 14개다. 매년 업계는 판매 경쟁에 열을 올리지만 정작 보험 산업의 성장률은 2017년 이후 줄곧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가계부채가 증가하고 경기는 둔화하며 보험가입 여력은 떨어지고 보장성 보험의 해약률은 높아만 가는 실정이다. 


회계·감독 제도 변화도 보험 업계가 마주한 큰 숙제다. 2023년 새 보험회계기준(IFRS17)의 도입을 앞두고 있다. 이는 단순히 보험부채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자본 확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몇 년 사이 보험사들이 앞다퉈 조달 레이스에 뛰어들고, 금리파생상품, 공동 재보험 등 부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갖가지 방안을 강구하는데 몰두하고 있는 이유기도 하다. 


정작 고용 부담은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보험설계사 같은 특수고용직 근로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의무화했다. 업계는 고용보험 가입으로 보험사의 인건비 부담은 연간 400억원 이상이 발생한다고 추산한다. 영업 수익이 쪼그라드는 상황에서 비용 부담만 커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유연한 고용 시장에서 터를 닦은 외국계 본사는 고용 부담을 잠재적 리스크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개인정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며 보험 영업의 주력 무기였던 정보 활용도 어려워지고 있다. 3년 전부터 보험사를 대상으로 한 보건·의료 빅데이터 제공이 전면 중단됐다. 영업 활동을 위한 개인정보 거래도 이젠 불가능하다. 


이미 확고한 판매 조직과 영업력을 보유한 대형사가 절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 감독 제도조차 대형사 숨통을 틔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점차 중소형사의 입지는 좁아지는 모양새다. 


과거 외자계 보험사는 확실한 색깔을 지니고 있었다. 특화된 보험 상품, 정교하게 시장을 파고든 채널과 플랫폼, 엘리트 설계사 조직 등 대형사가 흉내 낼 수 없었던 장점이다. 그러나 보험 시장의 이합집산이 시작되며 외국계 보험사의 장점은 점차 희석되고 있다.


잠재적 매물을 두고 여기저기서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지주사와 사모펀드를 중심으로 보험사 빅딜 가능성이 점쳐진다. '대마불사'라는 해묵은 용어가 규모의 경제화에 나선 대형사 행보의 이유가 되는 분위기다. 중소형 외국계 보험사의 엑시트는 또 다른 의미의 '생존' 키워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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