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키움증권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에서 또 다시 거래사고가 일어났다. 최근 액면분할된 테슬라 주식의 가격 변동을 인지하지 못하는 시스템상 허점 탓에 개인투자자의 주식이 강제로 매매되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해외 주식 거래대금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키움증권 영웅문에서 사고가 발생하며 사용자 이탈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MTS는 일부 투자자가 보유해온 테슬라 주식은 지난 8월31일 444달러에 매도했다. 테슬라의 액면분할(5대1)직전 종가를 5분의 1로 나눈 가격(442.68달러)과 비슷한 수준이다. 키움증권 MTS가 액면분할로 가격이 낮아진 것을 '하락'으로 인식해 이뤄진 오류다.
사용자가 부가 서비스기능인 '서버 자동감시 주문(서버자동스탑로스)' 기능을 설정해둔 상황에서 서비스 상 허점으로 인해 매도로 이어진 것이다. 서보자동스탑로스는 사용자가 보유 종목 또는 특정 종목의 감시조건과 주문설정을 설정한 다음 유효기간 동안 조건이 충족하는 시점에 자동으로 주문을 넣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서비스가 액면분할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단순히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인식해 이를 전부 매도했다.
키움증권은 서비스 보완과 고객 보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부가서비스 기능을 사용하는 고객 자체가 많지는 않다"면서도 "이들 고객을 파악해 보상 절차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키움증권 MTS는 올해 주식거래가 늘어나면서 번번히 오작동을 일으키고 있다. 올해 초 미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해외주식 거래용 MTS인 '영웅문S글로벌'이 약 1시간 동안 오작동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키움증권 고객들은 계좌 잔고 확인 및 주문 미체결 내역 조회를 하지 못하는 등의 불편을 겪었다.
4월에는 국제유가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마이너스 가격을 인지하지 못한 키움증권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전산사고가 발생했다. 원유 선물 거래가 일시 정지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손실이 발생한 개인 투자자들이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HTS, MTS 시스템과 서버 상 문제가 발생해 보상에 나서면서 상장사인 회사에 손실이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차례 사고가 반복되면서 이미지가 악화되고 있어 다른 증권사 서비스로 이탈하는 경우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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