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풍 몰아치는 삼성, '삼중고' 어쩌나
사법·입법리스크에 사세 확장하는 라이벌까지 '진퇴양난'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4일 10시 06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서초사옥.


[팍스넷뉴스 류세나 기자] 삼성의 경영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다달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검찰 기소로 우려했던 '트리플 악재'가 현실화했다는 게 재계 안팎의 평가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집중하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연이은 사법·입법리스크가 삼성을 짖누르는 모양새다. 반면 글로벌 경쟁자들은 공격적인 투자와 인수합병(M&A)를 앞세워 삼성의 입지를 흔들고 있다. 삼성 한 고위임원은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 이재용 기소·'삼성생명법' 앞세운 지배구조 압박


수사심의위원회의 불기소 권고에도 검찰이 최근 이재용 부회장 등 전·현직 경영진 11명에 대한 기소를 결정하자 삼성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삼성이 우려하는 지점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회사의 주요 경영자원을 검찰 수사와 재판에 집중해왔는데, 이를 또 다시 반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미중 무역갈등 등 엄중한 시기에 불확실성이 보다 가중된 것도 부담거리다. 


실제 검찰은 이번 사건을 수사한 1년9개월의 기간 동안 전현직 임직원 110여명을 대상으로 430여 차례의 소환조사를 진행했다. 압수수색 횟수만해도 50여차례가 넘는다. 이 부회장 또한 국정농단 사태 이후 십여 차례의 소환조사와 세 번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받았다. 직접 출석한 재판만 해도 70번이 넘는다. 사실상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없는 일정이다. 


상법과 보험업법 개정 등 입법 리스크도 삼성을 압박하는 요소다. 특히 삼성생명법으로 통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통과할 경우 삼성생명은 시가 기준 총자산의 '3%'를 초과하는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문제는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 8.51%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점이다. 현실화한다면 삼성전자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현재 21.2%에서 10%대로 크게 떨어지게 된다. 삼성의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 "삼성 빈틈 노려라"…달리는 라이벌


삼성디스플레이 스마트공장.


삼성이 사법·입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힌 사이 글로벌 경쟁자들은 공격적인 투자로 경쟁력 확대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는 22조원을 들여 2나노미터 반도체 공정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2024년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목표다. 삼성은 아직까지 2나노 개발 계획을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미국의 반도체기업 엔비디아는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회사인 영국 ARM 인수를 추진중이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인수 규모만해도 60조원 가량이다. 삼성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설계를 ARM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엔비디아의 ARM 인수는 삼성에게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자본력을 앞세운 중국업체들의 파상공세도 심상치 않다. 중국 유명 전자기업 TCL은 지난달 31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LCD에 이어 OLED 영역으로의 확장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내년 중 중국 광저우에 8.5세대 OLED 생산라인 착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1조3000억원에 쑤저우 LCD 공장을 인수한지 불과 사흘만의 추가발표였다.


OLED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의 저가 LCD 공세를 피해 새롭게 주력하고 있는 핵심사업이다. TCL을 비롯한 중국기업들이 OLED 영역에까지 뛰어들 경우 OLED에서 제2의 LCD가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LCD 부문은 이미 중국에 주도권을 내준지 오래다. 중국 1위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는 2003년 하이디스(하이닉스의 LCD 사업부)를 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2018년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치고 글로벌 1위 LCD 제조사로 성장했다. 


반면 재계에서는 삼성의 대규모 추가 투자와 인수합병도 당분간 멈출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까지 180조원 투자, 133조원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방안 등을 이을 초대형 사업을 구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그룹 총수가 분식회계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는 사실만으로 대외 신인도에도 타격을 입게 됐다. 글로벌 협업에 있어서도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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