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격전
'합의 결렬' LG-SK, 감정싸움 번진 소송전
최종판결 한 달 앞두고 장외 공방…합의금 10조원 제시설 '솔솔'
LG화학이 ITC에 제출한 제재요청서


[팍스넷뉴스 정혜인 기자]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간 특허침해 소송 장외 공방전이 날로 거세지고 있다. 최근 합의점 찾기에 실패한 두 회사가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특허소송을 두고 다시 한번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모양새다.


재격돌은 LG화학이 미국에서 피소당한 특허소송에서 원고인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에 대한 행위에 제재를 가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침해 받았다고 주장하는 '특허번호994'가 LG화학의 선행기술이며, 이를 주장할 수 있는 증거를 SK이노베이션이 삭제했다는 것이 제재 요청서의 주요 골자다.


더 나아가 LG화학은 지난 4일 보도자료를 내고 ITC 제재 요청을 제출한 세부적인 이유에 대해 알렸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 3월 ITC의 명령에 의해 SK이노베이션이 제출한 문서 중에 특허를 출원(2015년 6월)하기 3개월 전에 선행기술인 LG화학의 A7 배터리 기술 정보를 논의한 자료, '2nd Regular Meeting Material' 파일이 발견됐다"며 "이외 선행기술과 관련한 다른 발표자료(파일명: Creative Idea)도 삭제한 정황이 포렌식을 통해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이어 "심지어 특허번호994를 발명한 사람은 LG화학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전직한 연구원"이라며 "SK이노베이션의 침해 주장 청구내용에 대해 신규성이 없다는 것을 인정해달라고 ITC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도 곧바로 반박하는 입장자료를 내놓았다. SK이노베이션은 "특허 출원 당시에는 가만히 있다가 뒤늦게 자신들의 기술과 유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선행기술이 있었다면 '994 기술'의 특허 등록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특허소송과 관련한 어떤 자료도 삭제하지 않았음을 ITC에서 명백하게 소명할 계획"이라며 "국가 경제 성장을 위한 중요한 파트너로서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최우선으로 두길 바란다"고 반격했다.


특허 등록 전 공유했다는 '선행기술' 자료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Creative Idea 파일에는 A7배터리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다"며 "2차 정담회(2nd Regular Meeting Material) 파일 역시 사내 팀간 친목을 도모하기 위한 자료로, 특허 기술에 대한 정보를 담고 있는 파일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있었던 두 회사의 협상 결렬이 이 같은 날선 공방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협상 테이블에서 수천억원의 합의금을 예상한 SK이노베이션과 달리, LG화학이 제시한 합의금이 10조원에 달해 딜이 깨졌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 입장에서 내달 열리는 ITC 최종 판결 전에 어떻게 해서든 LG화학과의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최종 패소 판결로 SK이노베이션의 제품 수입 금지 결정이 나온다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공장 가동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미국 수출길이 막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ITC 최종판결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소송전의 국면이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면서 협상테이블을 마련하기 더욱 어렵게 흘러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ITC는 LG화학이 제기한 소송에 대해 지난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으며, 내달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LG화학이 제재 요청서를 제출한 소송건(SK이노베이션이 미국 ITC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건)에 대한 판결 시점은 미정이지만, 2021년 내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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