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 '페이지'...카카오게임즈 잇는 '2호' 상장사는?
'뱅크→페이지' 순서 거론…페이지 IPO 준비 완료했지만 '자금 조달' 시급성 고려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역대급 기업공개(IPO) 흥행을 기록하면서 현재 상장을 추진 중인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뱅크의 공모 시점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IPO 준비 면에서는 카카오페이지가 카카오뱅크보다 한발 앞서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선(先) 카카오뱅크 후(後) 카카오페이지 순으로 IPO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가 사업 확대를 위한 자금 조달 필요성이 더 크기 때문에 그룹 차원에서 딜 추진 순서를 조정할 수 있다는 평가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는 현재 IPO 준비 작업을 사실상 끝낸 상태다. 지난해 4월 일찌감치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선정한 것을 시작으로 상장 예정기업 신분으로 금융당국의 지정감사까지 신청해 받았다. IPO를 앞둔 기업은 상장 당해나 이전 해 실적을 기반으로 금융당국이 지정하는 외부 기관에게 회계 투명성을 의무적으로 검토받아야 하는데, 이런 절차를 모두 끝마친 셈이다.


주관사단은 기업 초기 실사도 끝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몸값(예상 시가총액) 결정과 관련해 카카오페이지와 최종 의사 협의만 남겨뒀을 뿐이다. 빠르면 당장 이달에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예비심사를 신청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하다는 평가다.


9월 예비심사 청구시 연내 증시 입성 역시 가능하다. 통상 예비심사 기간이 45영업일인 점을 감안하면 11월말께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12월 IPO를 진행해 상장하는 수순을 밟을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2010년 7월 설립된 콘텐츠 플랫폼 기업이다.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웹툰, 웹소설, 드라마, 예능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뿐 아니라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사업 확장도 꾀하고 있다. 올해 설립 10년차를 맞아 회원 수 3500만명, 월간이용자(MAU) 1000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고 수준의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해말 연결기준 매출액은 2571억원, 영업이익은 306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도 탄탄하다. 최대주주는 카카오(지분율 63.53%)다.


반면 카카오의 또 다른 핵심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는 IPO를 준비하고 있지만 아직 주관사조차 선정하지 않았다. 올해 하반기 주관사 선정을 위해 증권사들에게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는 일정만 검토 중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 반기 실적이 지난달 31일 결산됐기 때문에 IPO 추진과 관련한 논의는 해당 실적을 기반으로 이제부터 구체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라며 "2021년 상장이라는 목표만 정해놓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준비 과정만 놓고 보면 카카오페이지부터 당장 IPO를 돌입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카카오페이지는 2021년으로 IPO를 순연하는 일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카카오페이지의 IPO 순연은 현재 공모주 시장이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현재 IPO를 추진하는 기업들은 잇달아 청약 흥행을 달성하며 증시에 안착하고 있다. 또 카카오게임즈가 IPO에 흥행하면서 카카오계열사에 대한 공모주 투자자들의 투자심리(투심) 역시 그 어느때보다 높다. '공모 적기'라고 한다면 올해 하반기가 맞다는 지적이 시장에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카카오페이지가 IPO를 미루는 것은 계열사 카카오뱅크의 IPO 추진을 그룹 차원에서 우선순위에 두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페이지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대규모 자금을 확충하지 않으면 사업 확대는커녕 현상 유지조차 어려울 수 있는 탓이다.


이는 카카오뱅크가 은행업 특성상 금융당국의 자본 적정성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당국의 규제는 은행이 고객들에게 대출을 내주고 이자를 지급 받는 식으로 수익을 내기 때문에 엄격히 이뤄진다. 대출이 부실화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은행들에게 적정한 자본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것을 권고하는 것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을 기준으로 14% 이상의 수치를 유지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2020년 6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BIS비율은 14.03%로 권고치를 간신히 넘은 상태다. 


더욱이 카카오뱅크가 IPO 외에 마땅한 자본 확충 수단도 없다는 점도 그룹차원에서 IPO 순번을 정할 때 고려되는 요소다.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주주들의 도움으로 자본 한계를 이겨내왔다. 2017년 자본금 3000억원으로 설립된 후 주주들로부터 총 3차례나 유상증자를 받은 것이다. 그간 주주들의 지원 부담감이 증폭돼 온 만큼 자구책 마련이 절실해진 상황이라는 평가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017년 9월과 2018년 4월 각각 5000억원씩 유상증자를 통해 사업자금을 수혈받았다. 또 지난해에도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자본을 확충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그룹차원에서 계열사의 IPO를 동시에 추진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한정된 공모주 시장 내 유동자금을 나눠서 청약을 받아야해 자칫 수요 부족으로 두 계열사 모두 원하는 만큼의 공모자금을 모집하지 못할 수도 있다"며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뱅크가 개별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지만 그룹 차원에서 IPO 추진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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