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지앤푸드(브랜드 굽네치킨)가 경영난에 빠진 자회사에 매년 수십억원씩을 수혈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프랜차이즈업계 등에 따르면 지앤푸드가 지난해 말 기준 계열사 및 특수관계사에게 대여한 금액은 29억원이다.
회사별로 지앤푸드의 100% 자회사 '지앤몰'(브랜드 굽네몰)에 대한 대여금 규모가 25억원으로 가장 컸고 굽네몰 운영 등을 맡은 '지앤씨앤에스'는 2억8000만원이다. 이 외에 지앤푸드가 지분 26.34%를 보유한 '분식이'(브랜드 분식이 이래도 되는가)에도 1억2000만원을 대여했다.
눈길을 끄는 점은 지앤푸드가 이들에게 빌려준 돈 대부분을 못 받을 것으로 미리 판단했다는 점이다. 지앤푸드는 지난해 말 3개사에 빌려준 돈의 73%인 21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인식했다. 대손충당금은 회사가 대여금채권을 회수하지 못할 것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충당금으로 설정하고 비용 처리한 것을 말한다.
지앤푸드가 대여금에 높은 수준의 충당금을 쌓아놓은 것은 실제 회수하지 못한 채권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기업은 채권회수가 불가능해질 경우 해당액을 대손충당금으로 상계하고 그마저도 부족한 부분은 대손상각비로 처리한다. 지앤푸드는 연도별로 ▲2017년 3억4000만원 ▲2018년 6억4000만원 ▲지난해 5억2000만원 등 매년 대손상각비를 인식하고 있다. 일부 원금상환·이자지급분을 제외하면 지앤몰 등이 모회사의 자금을 무상으로 쓰고 있는 셈이다.
관련업계는 이 같은 지앤푸드와 자회사 간 대여금거래가 상환·회수의 목적이 아니라 사실상 자회사에 대한 수혈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홍경호 굽네치킨 회장이 밑 빠진 독이 된 굽네몰을 회생시키려는 의지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굽네몰은 닭가슴살, 도시락, 안주류 등 닭고기 기반 제품류와 소스를 주로 취급하는 온라인 쇼핑몰로 홍 회장이 새먹거리로 밀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커머스업계의 경쟁환경이 치열하다 보니 굽네몰은 매년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모회사의 지원 없이는 회사운영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프랜차이즈업계 전언이다.
지앤푸드 관계자는 "해당 계열사의 지속성장을 위해 자금을 대여한 것"이라면서 "대여금에 대해 매년 손상차손 검토를 진행하고 있고 그 결과에 의거해 다음해 대손충당금을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앤몰 등의 재무구조가 점차 개선되고 있어 대손충당금 설정액이 점차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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