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M&A
결국 무산된 딜…'플랜B' 가동 본격화
HDC현산으로의 인수 협상 10개월 만에 좌절…채권단 관리체제
(사진=아시아나항공)


[팍스넷뉴스 권준상 기자] 우려가 일이 현실이 됐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이하 HDC현산)으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협상이 결렬됐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과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하 산은)은 11일 HDC현산 측에 아시아나항공 딜(Deal)이 무산됐다고 통보했다. 금호산업 측은 이날 "HDC현산이 최종시한까지 결정을 내리지 않아 M&A 계약은 최종 결렬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말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뒤 본격화한 아시아나항공 M&A는 약 10개월 만에 무산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딜 무산을 야기했다. 코로나19로 항공업황이 침체되고, 아시아나항공의 실적부진과 재무악화가 심화되면서 원매자인 HDC현산의 인수부담이 확대됐다. 매각자와 원매자 측 사이에 인수조건 변경 등을 놓고 수많은 협상을 벌였지만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했다.



매각 협상 결렬로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관리체제에 돌입한다. 앞서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에 자금을 지원했다. 이중 일부는 영구채(약 8000억원)로 지원했다. 만약, 채권단이 이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보유 지분은 약 37%로, 금호산업(지분율 약 31%)를 넘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가 된다. 산은은 지금까지 대외적으로나마 아시아나항공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을 의식하며 전면에 나서는 것을 꺼려왔지만 향후 주도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의 재매각을 진두지휘하게 되는 것이다. 이날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계약 해지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채권단 관리체제에 돌입한다"고 말했다.

 

산은은 이미 채권단 관리 체제를 시사했던 상황이다. 앞서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지난달 말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시도할 때부터 여러 차선책(플랜비)을 준비했다"며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지만 채권단은 매각 무산시 영구채 주식전환 등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략적인 재매각에 대한 구상도 피력했다. 최대현 부행장은 "감자와 분리매각 등은 M&A 재추진 여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산은은 당초 저비용항공사(LCC) 등 자회사와 함께 이른바 '통매각'을 고수했지만, 경영 안정화 뒤 시장상황을 고려해 LCC 분리매각 등을 적극 고려하겠다고 밝혔던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를 이뤄 다른 대기업 등 적합한 인수주체를 찾는다는 게 산은의 입장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당분간 다른 인수주체를 찾는 것은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을 통한 약 2조4000억원의 자금수혈이 진행될 전망이다. 이날 산업경쟁력 강화 장관 회의와 기안기금 운용심의회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무산 뒤 지원 등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딜 무산시 아시아나항공의 기안기금 투입은 예고됐던 터였다. 앞서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7월 말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아시아나항공의 딜 무산시 기안기금을 통한 지원 가능성을 피력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채권은행의 자금지원한도가 올해 상반기 약 3조3000억원으로 지난해(약 1조6000억원) 보다 약 1조7000억원 늘었지만, 지난 6월 말 기준 약 2조6000억원을 소진해 하반기 유동성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4년 12월 자율협약 졸업 뒤 다시 6년만에 채권단 관리에 돌입하면서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주요 과제로 혁신성장·조직변화·구조조정을 꼽았다. 최대현 부행장은 "아시아나항공이 임직원 순환 휴직 등 자구노력을 하고 있지만 향후 노선조정, 원가절감, 조직개편 등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딜 무산으로 인한 계약금 반환 소송도 불거질 전망이다. 산은은 현산 측에게 문제의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던 상황이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앞서 "매각 측인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현산은 그동안 책임있는 행동을 보이지 않았다"며 "계약의 무산은 현산 측에서 제공한 원인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산이 12주 재실사를 요청하면서 시간을 끌었지만 먼저 계약파기를 선언하지 않았고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상 '중대한 부정적 영향(Material Adverse Effect. MAE)'이라는 조항이 있는 점에서 지루한 법적공방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딜 무산시 계약금 반환 소송을 고려한 법률자문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현 부행장은 "계약금 반환 소송은 법원에서 다뤄지겠지만 여러 가지 진행사항에 맞춰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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