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차입 비중 77%' 대우건설, 유동성 확보 차질
올해 2차례 공모채 미매각…코로나19·부동산 규제로 장기업황 부정적

[팍스넷뉴스 전세진 기자] 대우건설이 최근 국내 주택사업의 분양 호조와 해외 신규 수주 증가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외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넉넉한 수주잔고와 현금 덕에 당장 타격을 입지는 않겠지만 일말의 불안감이 잠재돼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실적 저하가 본격화하고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사업 수익성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실탄 확보가 계속해서 어려워질 경우 유동성 위기가 불거질 수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두 차례 공모채가 미매각됐다. 지난 7월 1000억원(2년물 600억원, 3년물 400억원)을 모집했지만 550억원 주문에 그쳤다. 이달 10일엔 다시 3년 단일물로 1000억원 모집에 나섰지만 100억원의 매수 주문으로 마무리됐다. 미매각분 중 410억원은 주관사인 삼성증권이 인수한다. 나머지 490억원은 정부의 기업유동성지원기구의 도움을 받아 인수단인 KDB산업은행이 떠안는다.


앞서 공모채 발행에 나섰던 현대건설과 SK건설을 제외하면 건설사들의 올해 투심 확보는 녹록지 않았다. 대우건설(A-)과 비슷한 수준인 A등급 이하 GS건설, 한화건설 등이 모두 공모채 모집액 달성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상반기 주택경기 호조로 건설사들의 실적과 재무건전성이 나쁘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장기화로 실물경기 위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외부 투자자들의 발길을 가로막았다.


◆단기유동성은 양호…장기 업황 불안요소는 여전 


이같은 외부 투자유치 난항에도 단기적으로 대우건설이 유동성 위기를 겪을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평가된다. 그동안 확보한 수주 일감과 분양수익 덕분이다. 대우건설의 6월말 기준 수주잔고는 약 35조원으로 지난해말보다 3조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은 1조3994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5.2% 늘어났다. 상반기 신규 분양 역시 1만4000가구로 전년도 연간 분양 가구의 70%에 육박했다. 


내년 6월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은 이자 포함 1조8711억원으로 총 차입금 2조4191억원 대비 77.3%를 차지한다.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중 내년 6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기업어음(CP)은 총 1470억원이다. 단기사채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내역은 없다. 이밖에 특수관계인으루 묶여 있는 KDB산업은행에서 2360억원, 시중은행 등에서 나머지 금액을 조달했다. 


다만 신용평가업계는 대우건설의 현금성자산(1조3994억원)과 투자부동산, 보유용지 등의 규모를 고려할 때 단기 유동성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라고 분석한다. 일례로 올 6월말 기준 EBITDA(상각전영업이익) 대비 순차입금은 2.8배로 전년말 3.3배 대비 다소 줄어들었다. 


이 지표는 재무안정성을 나타내는 척도다. 통상 1배 이하면 한해 벌어들인 EBITDA로 부채를 대부분 탕감할 수 있다는 뜻이다. 즉 차입금이 단기에 몰려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지만 영업활동으로 유입되는 현금흐름이 양호해 차입금 상환을 원만히 진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앞으로다. 회사채 미매각 등 투심이 얼어붙은 가운데 올해 주요 건설사들은 신규 수주가 줄어들거나 현장 공기 지연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이라크를 비롯한 해외공사 현장이 심각하다. 


이미 대우건설은 올 상반기 코로나19로 인한 공기 지연으로 인도 싱가포르, 쿠웨이트의 건설현장에서 470억원을 추가로 비용 처리했다. 인도 비하르 교량(Bihar New Ganga Bridge) 프로젝트의 경우 당초 2021년 1월 완공 예정에서 2024년 6월로 일정이 늘어졌다. 싱가포르 지하철216공구 현장은 올해 12월에서 내년 6월로 완공일이 미뤄졌다.


대우건설의 캐시카우인 주택사업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추가적인 규제 도입으로 주택 수요 위축과 가격하락이 가시화하면 분양실적과 수익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더욱이 대우건설은 25조원의 주택사업 수주잔고 중 절반 가량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몰려있다. 정부 규제로 인허가 과정이 늘어지면 착공 시기를 장담할 수 없어지게 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코로나19는 전혀 예견하지 못한 천재지변으로 이에 따른 공기 지연 문제는 발주처와 상호간 원활한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갈 것"이라면서 "국내 주택사업도 정부의 반복된 규제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는 큰 타격없이 양호한 진행률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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