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유범종 기자] 국내 3위 철근 제조기업인 대한제강이 5위 기업인 와이케이스틸(YK스틸) 지분 인수를 마무리하며 국내 철근시장이 새롭게 재편됐다. 양사의 결합으로 국내 철근시장 전반의 판매 경쟁 강도는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선두기업들간 시장 주도권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대한제강은 YK스틸 지분 51%를 인수하는 작업을 마무리했다. 인수대금 468억3600만원을 매도자인 야마토코리아홀딩스에 지난 8일 치렀다. 이후 대한제강 오너 3세인 오치훈 사장이 YK스틸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YK스틸은 야마토코리아홀딩스(옛 와이케이스틸)에서 물적분할한 법인으로 기존 와이케이스틸의 철강 제조(설비)와 판매사업을 승계 받았다. 물적분할 이후 잔존법인인 와이케이스틸은 야마토코리아홀딩스로 사명을 변경하고 토지와 금융자산 등만을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대한제강이 철강사업만 이양 받는 구조로 인수·합병(M&A)이 진행됐다.

이번 대한제강과 YK스틸 간 결합으로 국내 철근시장에는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대한제강이 급성장하면서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선두기업 사이의 치열한 철근시장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전 국내 7대 철근 제조업체의 생산능력은 현대제철(연간 335만톤), 동국제강(275만톤), 대한제강(155만톤), 한국철강(120만톤), YK스틸(118만톤), 한국제강(96만톤), 환영철강공업(75만톤) 순이었다. 하지만 대한제강이 YK스틸 생산설비를 흡수하게 되면서 합산 철근 생산능력은 273만톤까지 확대됐다. 국내 2위 기업인 동국제강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것이다. 아울러 4위 철근 제조업체인 한국철강과도 두 배 이상의 생산능력 격차를 보이며, 사실상 압도적인 3강 체제로 시장이 새롭게 재편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대한제강이 YK스틸과 합치면서 본격적인 선두 경쟁 레이스에 뛰어들었다"라며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대형 3사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주도권 경쟁과는 별개로 국내 철근시장 전반의 판매경쟁 강도는 오히려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대한제강과 YK스틸의 결합으로 국내 철근시장에서 7개 제조기업들 사이의 경쟁이 6개 기업간 경쟁 구도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이는 자연스러운 산업 구조조정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이다.

국내 철근 수요는 2017년 1200만톤대(내수판매+수입)에서 정부의 주택산업 규제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070만톤까지 떨어지는 등 2년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철근 수요가 1000만톤이 무너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철근 수요를 지탱하던 아파트 건축이 줄어든데다 사회간접자본(SOC)사업도 예전보다 위축됐기 때문이다. 아파트 신규 건축은 2017년 57만호에서 지난해 28만호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업계 관계자는 "줄어든 수요 탓에 현재 대부분의 철근 제조기업들이 강도 높은 감산정책을 펴고 있는 실정이다"면서 "대한제강과 YK스틸의 결합은 시장 경쟁 축 하나가 사라지는 것으로 선두권 경쟁과는 별도로 전체 철근산업 관점에서는 판매경쟁을 완화시키는 효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