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실적에도 파나시아, IPO 우려…왜?
주력 제품 미래 수요 불투명…성장주 공모주 투심 편중도 부담


[팍스넷뉴스 전경진 기자] 선박 연료 정제장치 '스크러버'를 주력으로 제조하는 파나시아가 가파른 실적 성장세를 앞세워 기업공개(IPO)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장기 '성장성'에 대해서는 시장 의견이 갈리고 있다. 최근 환경 규제 강화로 선박유 정제를 넘어 연료 자체를 액화천연가스(LNG)로 교체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서다. 공모주 투심(투자심리)이 전통 산업보다 일명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지수 같이 미래 성장 종목에 편중되고 있는 점도 IPO 부담을 키우고 있다. 


파나시아는 오는 17일부터 이틀간의 기관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IPO에 돌입한다. 총 공모 주식수는 450만주로 이중 74%(333만주)를 기관 투자가 몫으로 배정했다. 수요예측에서 제시하는 공모가 희망가격은 3만2000원~3만6000원이다.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1996년 설립된 파나시아는 선박 연료유의 황산화물저감장치인 스크러버를 주력(매출 비중 82.5%, 2020년 6월기준)으로 제조하고 있다. 스크러버는 선박연료유에 포함된 황산화물을 세정하는 친환경 기자재다. 이 장치의 세정제로는 해양수나 화학제품이 활용된다. 선박이 스크러버를 설치할 경우 값이 싼 벙커C유를 연료로 사용해도 오염수 배출과 관련된 환경 규제에도 저촉되지 않아서 최근 채택이 늘어나는 추세다.


파나시아는 스크러버 외에도 친환경 선박 기자재인 평형수정비장치도 개발, 제조하고 있다. '선박평형수 및 침전물의 통제 및 관리를 위한 국제협약'이 2016년 9월 8일 발효된 후 선박에 설치가 의무화된 데 따라 시장 수요가 생겼기 때문이다. 다만 평형수정비자치의 매출은 전체 15%(2020년 반기 연결기준) 수준에 그치고 있다. 


파나시아는 올들어 선박 운행과 관련한 환경 규제가 시작되면서 꾸준한 수혜를 입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올해 1월 1일부터 전 세계 모든 해역을 지나는 선박을 대상으로 선박 연료유의 황 함유량을 기존 3.5%에서 0.5%로 강화하는 규제를 시행하고 있다. 파나시아는 규제 시행 전후로 주력인 황산화물저감장치 '스크러버'의 수요가 폭증하며 두드러진 실적 성장세가 기록중이다. 상반기중 연결기준 매출액은 1985억원, 영업이익은 582억원으로 지난해 반기대비 각각 2배, 4배 이상씩 늘었다. 


수요 급증은 파나시아가 제조하는 '하이브리드형' 스크러버가 주도했다. 스크러버는 개방형, 폐쇄형, 하이브리드형으로 3개로 구분된다. 개방형은 연료유 정제에 해양수를 사용한 후 이를 배출한다. 폐쇄형은 화학정제수를 사용한 후 보관했다가 따로 버리는 형태다. 하이브리드는 규제가 강한 해역에서는 폐쇄형으로, 규제가 약한 지역에서는 개방형으로 전환해 선박을 운행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최근 주요국가들이 IMO의 규제보다 더 강하게 선박유 관리에 나서면서 오염수를 해양으로 배출하는 개방형이 아니라 '하이브리형' 수요가 급증했다. 미국, 프랑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선박 항로에 위치한 주요 26개국 항구에서 개방형 스크러버 선박에 대한 입항 금지 조치가 단행된 게 대표적이다.


파나시아 관계자는 "스크러버 제조사 중에서 폐쇄형 장치와 이를 발전시킨 하이브리드 장치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기업은 현재 국내외에서 2곳에 불과하다"며 "늘어나는 시장 수요를 흡수해 실적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탄탄한 현재 실적과 무관하게 파나시아의 '미래 성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 등장한 선박 연료유에 대한 규제 대응책 차원에서 스크러버가 바짝 부각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성장 동력이 아닌 만큼 환경 친화적인 LNG선 수요 증가할 경우 기존 스크러버의 수요를 빠르게 대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선박 시장에서 LNG선으로 시장 수요 급변할 경우 파나시아의 전체적 사업 기반이 흔들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포스코경영연구원도 지난달 '친환경 선박분야 경쟁 현황과 향후전망' 보고서에서 해양선박 환경 규제 등의 여파로 LNG 추진선 시장규모는 올해 20조원에서 2025년에는 130조원대로 6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장기적 성장 여력에 대한 한계와 함께 최근 실적주(株)보다 미래 가치주에 편중된 공모주 시장의 투심도 공모를 앞둔 파나시아에게 부담이다. 정부가 한국판 뉴딜정책을 추진하며 BBIG 지수 관련 종목에 투자자들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는 점에서 파나시아의 실적 상승세가 공모시장에서 매력적으로 다가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IB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모주 시장에 유동성이 풍부하긴 하지만 뉴딜 관련 테마주나 반도체 장비 기업과 같이 중장기 성장성이 기대가 되는 기업들만 IPO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흥행 행렬이 끊기지 않고 지속되는 측면도 있다"며 "파나시아의 IPO가 전통 산업군에 대한 투심을 확인하는 척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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