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지배구조 개편
디엘, 디엘이앤씨 지분 어떻게 늘릴까
①주식스왑+현물출자 유력…개정세법·공정3법 영향, 가속 페달

[팍스넷뉴스 김진후 기자] 대림그룹이 십여년간 소문으로만 무성했던 지배구조 개편을 시작했다. 지주사 디엘과 건설사 디엘이앤씨, 유화사업부인 디엘케미칼 등 3개사로 분사하는 그림이다. 이번 개편은 개정세법 우회와 이해욱 대림산업 회장의 지배력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대림그룹은 이를 위해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구상 중이다.


◆디엘 자회사로 디엘이앤씨 편입 '급선무'


현재 대림산업은 지주사 성격의 디엘과 건설회사 디엘이앤씨로 인적분할을 계획 중이다. 뒤이어 디엘은 물적분할을 통해 유화사업부를 떼어낸 디엘케미칼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러한 지배구조 개편안은 결국 지주사 중심의 수직계열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 내년 초 완료할 잠정적인 지배구조 개편안은 이해욱 회장(오너)→대림코퍼레이션(실질적인 지주사)→디엘(중간 지주사)→디엘이앤씨, 디엘케미칼 등 분야별 계열사로 이어지는 구조다. 수직 계열화를 위해선 디엘이앤씨를 디엘의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대림코퍼레이션은 인적분할로 탄생한 디엘이앤씨와 디엘의 지분 21.7%를 각각 보유하게 될 전망이다. 이때 대림코퍼레이션이 가진 디엘이앤씨 지분을 디엘로 넘겨야 디엘의 중간지주사 성격이 명확해지는 구조다.


이에 대해 대림산업 측은 컨퍼런스 콜을 통해 "존속회사인 디엘이 분할 이후 세부 사항을 살펴보고 ▲주식매입 ▲공개매수 ▲현물출자 등의 실행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여러 방안 중 가장 유력한 것은 디엘이앤씨의 유상증자다. 디엘이앤씨가 일정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뒤 대림코퍼레이션과 디엘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현재 최대주주인 대림코퍼레이션은 디엘에 현물출자 방식으로 디엘이앤씨 주식(21.7%)을 넘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디엘은 디엘이앤씨 지분율을 최대한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대림코퍼레이션을 제외한 일반 투자자들의 현물출자도 기대할 수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보통 인적분할 시 투자자들은 지주사에 대해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현물출자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가장 간편한 구조지만 문제도 따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당 방안을 통할 경우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배력을 안정권으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유상증자가 어느 정도 규모로 이뤄질지에 대해서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디엘이앤씨 지분을 디엘에 넘길 경우 대림코퍼레이션과 디엘이앤씨 주주들의 의사도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의 시가총액은 9월 15일 기준 2조8675억원으로 추산된다. 분할비율 0.44:0.56을 적용하면 디엘과 디엘이앤씨의 시가총액은 각각 1조2617억원, 1조6058억원이다. 이때 대림코퍼레이션은 해당 회사들에 대해 각각 2738억원, 3485억원의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디엘이 대림코퍼레이션이 보유한 디엘이앤씨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대략 3500억원의 유상증자가 필요한 셈이다.


대림그룹이 대림코퍼레이션 또는 디엘의 지주회사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 넘어야 할 문턱은 또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주사 지정 요건은 ▲자산총액 5000억원 이상 ▲자회사 주식가액의 합계액이 지주사 자산총액의 50% 이상(지주비율) 등이다. 두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면 자동으로 지정된다. 이 경우 지주사 전환을 염두에 둔 기업은 둘째 요건에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있다.


대림산업 지배구조 개편 구조도. 출처=신한금융투자.


◆"2021년 내 지주사 전환이 적기"


업계는 개정세법 유예기간 종료와 국회의 공정경제 3법 추진 등이 대림산업의 이번 기업 분할을 촉발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경제 3법을 입법하기 이전인 동시에, 개정세법 유예기간 중인 현재가 지주사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골든타임'이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앞서 2019년부터 법인세 및 부가가치세 관련 과세특례를 조정하는 세법 개정안을 시행 중이다. 해당 개정안은 지주회사 설립·전환 시 현물출자로 발생한 세금에 대해 기존 과세이연 방식을 분할납부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는 주식 취득 시 양도 차익에 대한 법인세와 양도소득세를 처분할 때까지 내지 않아도 되는 유예기간에 속한다. 다만 개정안에 따라 유예기간은 2022년 1월부로 끝나고 과세 방식은 4년 거치, 3년 분할납부로 변경한다.


대림그룹으로서는 내년까지 지배구조 개편을 끝내야 하는 입장이다. 개정세법 유예기간이 종료되기 전에 이해욱 회장 내지 대림코퍼레이션의 지분률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동시에 주식 현물출자 양도소득세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국회가 입법을 추진 중인 공정경제 3법도 대림산업의 발등에 불을 질렀다. 3법 중 공정거래법안은 신규 지주회사의 지분 요건을 20%에서 30%로 상향 및 강화할 예정이다. 


상법에 따라 소수 주주들의 권한도 강화할 예정이다. 대림코퍼레이션이 디엘의 지분 43%를 획득하게 되면 주주총회 특별결의 지분율 요건인 33%를 충족하게 된다. 이 경우 대림코퍼레이션은 공정경제 3법 입법으로 소수 주주의 권한 강화에 맞설만한 힘을 확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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