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 왕좌의 게임
'3세 시대' 굳건한 가족경영
① 지배구조 변화·4세 승계 앞두고 '시간벌기' 돌입


[팍스넷뉴스 윤신원 기자] GS그룹은 흔한 '형제의 난' 한 번 겪지 않고 경영을 유지했다. 약 50명의 오너 일가가 ㈜GS와 계열사 지분을 일정하게 나눠가지고 동등하게 경영에 참여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최근 GS그룹이 세대교체를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가족경영 체제를 순탄하게 이어갈 수 있을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GS그룹은 고(故) 허만정 GS그룹 명예회장의 자손들이 건설업과 정유업, 리테일 등 각자의 영역에서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허만정 회장의 3남인 허준구 회장 일가는 지주사와 건설사를 이끌고, 장남인 허정구 회장 일가는 정유업과 삼양통상을, 4남 허신구 회장과 5남 허완구 회장 일가는 각각 코스모그룹과 승산을 지배하고 있다. 


㈜GS 지분을 살펴보면 48.34%의 지분을 48명의 오너 일가가 골고루 나눠 들고 있다. 개인 최대주주인 허용수 GS에너지 사장의 지분율도 5.16%에 불과하다. 2019년까지 GS그룹을 이끌었던 허창수 GS그룹 명예회장의 지분율은 4.66%다. 여기에 GS그룹 산하 69개 계열사 중 GS칼텍스, GS건설, 삼양통상, 승산 등 계열사 29곳의 지분도 오너 일가가 일정하게 보유하고 있는 구조다.


이런 지배구조 때문에 오너 일가는 경영에 중요한 의사결정도 한 사람의 절대적 권한이 아닌 가족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지난해 말 15년 만에 GS의 수장이 허창수 명예회장에서 허태수 회장으로 바뀔 때도 경영성과 등을 토대로 회의를 거쳐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과의 계열분리 이후 15년 이상을 표면적으로는 잡음 없는 가족경영을 이어온 것이다.  


하지만 최근 GS그룹의 가족경영에 균열이 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오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범위를 강화하면서 GS그룹이 그 타깃이 됐기 때문이다. 오너 일가 결속의 상징이었던 지배구조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면서 50여 명의 많은 오너 일가 수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개개인의 의견을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자손들 중 누가 언제, 어떻게 반대 의사를 내비칠지 모르기 때문에 안정적인 의사결정이 지속될 것이라 단정할 순 없다는 얘기다.


유력한 승계 후보자로 거론되는 4세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이사,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허윤홍 GS건설 사장과 여전히 건재한 3세 허용수 GS에너지 사장 외에도 50여 명 중 어떤 인물이 경영권 싸움에 끼어들지 알 수 없다. LG와 달리 GS는 장자주의 등 정해진 승계공식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허용수 사장(5.16%)과 허창수 명예회장(4.66%)을 제외한 46명은 모두 3% 미만으로 주식을 보유 중이라 사실상 누구의 지분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게될지도 짐작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집안별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도 분쟁의 불씨가 될 수 있다. 허정구 일가(13.49%)와 허준구 일가(15.76%), 허완구 일가(8.87%) 등 지분율에 큰 차이가 없어 4세들간 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말 그동안 잔잔했던 GS그룹의 수장 교체 소식이 들려오면서 재계가 긴장한 것 역시 '복잡한 지배구조' 때문이다. 허창수 회장이 그룹 총수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차기 수장은 4세들 가운데 한명이 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누가 맡을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예상이 오갔다.


결과는 3세체제의 유지였다. 허창수 명예회장과 오너 일가는 3세->3세로 총수 자리를 넘기기로 정했다. 이를 두고 세대교체 전, 교통정리를 위해 시간을 벌기 위한 목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세대가 내려갈수록 결속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평화가 유지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하려는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허창수 회장이 4세가 아닌 3세에게 수평 승계를 한 건 당시 특수관계인(오너 일가) 지분 정리를 못해서일 확률이 높다"며 "지금까지는 허준구 일가가 GS를 주도했지만 세대가 내려갈수록 허정구 일가가 지분으로는 앞서기 때문에 GS 핵심 인물들이 경영에 참여치 않은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을 어떻게 잡음 없이 정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승계 문제와 동시에 공정위마저 제재 강화에 나서면서 GS그룹이 어떤 방법으로 3세->4세로의 세대교체를 준비해 나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셈법이 복잡해진 만큼 4세들의 경영성과가 차기 수장을 결정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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